운하는 거꾸로가는 첨단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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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학 또는 Computer Science라고 알려진 학문의 목표는
정보의 처리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특히 전산학 중에서도 제가 전공하는 컴퓨터 시스템 (computer system)은
컴퓨터의 각 컴포넌트로 부터 나오는 정보를 다른 컴포넌트로 효율적으로 전달하는게 최종적인 목표죠.
예를 들자면,
하드 디스크에 저장된 파일을 다른 하드 디스크로 더 빨리 옮기거나,
동영상 인코딩을 더 빨리 끝내거나,
웹 페이지를 더 빨리 로딩한다거나...

이런 모든 것들이 제가 전공으로 하는 컴퓨터 시스템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이런 전산학은 조금만 살펴보면, 인간 세상의 축소판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한 곳에서 생기는 물건을 다른 곳으로 빨리 전달하여 가치를 만드는 일.
바로 우리 인간 세상에서 가장 많이 이루어지는 일이죠.

예를 들어,
구미에서 생산된 핸드폰을 대구 공항으로 보내서 항공 화물로 수출하거나,
경기도 안성에서 생산된 라면을 대전의 이마트로 운송하거나,
충남 금산에서 기른 인삼을 서울 어느 인삼전문점으로 운송하는 것...
물건을 만드는 것 이상으로 물건을 효율적으로 옮기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컴퓨터 시스템에서 정보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서 쓰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과거 수십년간의 연구에서도 변하지 않고 사용되는 방법입니다.)

1. 빨리 보낸다.
빨리 보내는 일은 전송속도를 높이는 것이죠.
예전에 28.8 kbps 모뎀보다는 1 Gbps 기가빗이더넷이 더 빨리 웹 페이지를 보여줍니다.
(약 3만 6천배가 빠르네요)


2. 많이 보낸다.

많이 보내는 일은 전선의 갯수를 더 늘이는 방법입니다.
예전 16비트 컴퓨터 보다는 32비트 컴퓨터가,
32비트 컴퓨터 보다는 64비트 컴퓨터가 더 빠르죠.


이렇게 전산은 가장 프렉티컬(실용적으로)하게 빠른 정보 이동을 위해 이 순간에도 발전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는 분야이며,
모든 기술의 가장 앞에서 달려가고 있는 것이 전산학이며 컴퓨터라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 정부가 목숨을 걸고(?) 하려는
운하는 이러한 특성에 완전히 반대되는 일을 하고 있는 겁니다.
속도는 KTX는 커녕, 경운기의 속도에나 비할만 하고,
많이 보내는 것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형편입니다.
(
박석순 이명박 운하 전도사께서 언급하셨죠. 5000톤급에서 2500톤급, 이제는 1000톤급 정도로 줄어들고 있네요.)


전산학의 입장에서도 이런 무모한 일은 절대 하지 않습니다.

실제로 CPU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Intel에서는 지금 나오는 CPU 보다 더 빠른 CPU를 만드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단가가 맞지 않아 생산하지 않을 뿐이죠. 더 빠른 CPU를 만들어도 시원찮을판에 느린 CPU를 만드는 것은 미친 짓일 뿐입니다.

최근에 듀얼 코어 CPU니 쿼드 코어 CPU니 하는 것들은 바로 정보를 많이 한꺼번에 처리하기 위해 나온 기술들인데요. 코어의 갯수가 늘기만 하지, 절대로 줄어드는 일은 없습니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대한민국 정부가 수십조를 들여서 만들려고 하는 운하는 더 느린 CPU에 코어의 갯수까지 줄이려고 하고 있으니... 미치겠네요.
그 돈으로 과학기술에 들이부으면, 아마 인텔 같은 회사 하나를 만들 수 있을 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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