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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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입니다.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
더글러스 루미스, 녹색평론사

이 책을 산 이유는 제목 때문이었습니다.
어느 자유롭게 사시는 분이 자주 하시는 말씀처럼, 아주 섹쉬한 제목의 책이지요.
아주 발칙하게도 경제성장 없이도 우리는 풍요롭게 살 수 있다 는 이야기를 제목으로 삼았습니다.

환경에 관련한 책이라고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내용은 정치에 관한 것이 더 많습니다.

그러나 요즘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후보가 내세운 대운하를 생각하고,
몇몇 후보들의 대선 홍보용으로 전락한 새만금 이야기를 생각해 보면,
환경과 정치는 떼어내고 싶지만, 떼어낼 수 없는 관계인듯 합니다.


책 전반적으로 무정부주의 비슷한 냄새가 납니다.
인류가 조금 발전한 이후로부터 국가라는 것이 당연한 상식이고,
국가가 국민을 보호한다는 것이 상식이지만.
실제로는 최근의 버마 사태를 보다시피, 국가가 죽인 사람은 타국인보다 내국인이 더 많다고 합니다.
비록 우리가 상식이라는 선에서 국가를 바라보면서 막연히 국가는 우리를 보호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꼭 그런건 아니라는 거 같습니다.
- 상당히 삐딱한 시선이지요.

그리고 다른 시각들이 더 보입니다.
'미개발'과 '야만인'은 다른 말이라는 것이죠.
미개발은 개발된 나라들(developed)이 바라볼 때, 자신들의 경제 체제와 같지 않은 모든 나라를 일컫는 말입니다.
결국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의 잘 사는 몇몇 나라들과 같은 경제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않는
모든 나라는 미개발 국가라는 것이지요.
즉, 미개발이라는 말은 매우 상대적인 단어입니다.
즉, 야만인 (유럽인의 미국 진출시의 인디언이나 카리브해안의 섬에 살던 사람들)이라는 것이 절대적인 관점에서는 미개발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는 것이죠.

그 예로, 처음 콜럼버스가 신대륙에 도착했을 때, 그 곳은 카리브 해의 어느 섬이었다고 합니다.
그 섬에 내려서 원주민의 모습을 보니, 완전 에덴동산 같았다고 합니다.
특히 자신들과 다른 점은 그 사람들은 몸에 물건들을 거의 지니지 않고 있었다고 합니다.
더운 나라들이니 옷도 별로 안 입고 있고, 밭에서는 다양한 작물들이 스스로 잘 자라고,
고기가 필요하면 바다에 들어가서 물고기를 잡아 먹고..
그런 삶은 실제로 먹고 살기 위해서는 거의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되었기 때문에,
그 원주민들은 남는 시간에 장신구를 만든다던지, 이야기꾼이 모두에게 이야기를 해 준다던지 등등의
현대인이 원하는 '문화생활'을 즐기고 있었다고 합니다.
 

과연 이것이 미개발인가요?
먹고사니즘에 빠지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문화 활동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개발된 나라들에서 일반인들이 진정으로 하고 싶어 하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


그 외에도 상당히 삐딱한 발상들이 책 전반에 줄줄 흐르고 있습니다. ^^
몇몇 인상깊은 구절을 인용해 봅니다.

"대항발전의 두번째 목표는 경제 이외의 것을 발전시키자는 겁니다.
경제 이외의 가치, 경제 활동 이외의 인간활동, 시장 이외의
모든 즐거움, 행동, 문화, 그런 것을 발전시킨다는 뜻입니다.
경제용어로 바꿔 말하면 교환가치가 높은 것을 줄이고 사용가치가 높은 것을 늘이는 과정입니다."


"사물을 보는 사고방식에서 우리는 과거의 경제발전에서 크게 두 가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그 하나는 인간을 '인재(人材)'로 삼는다는 것입니다.
'인재(人材)'란 말은 본래 무서운 말입니다.
미래사회에서 당신이 만약 '당신은 인재(人材)'라는 말을 들으면 모욕적인 말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나는 재료가 아니고 인간이다, 이렇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늘어나야 합니다.
사람이 인재가 된다는 것은 인간을 생산수단으로 삼는다는 것을 뜻합니다"
-> 즉 사람도 기계처럼 소모품이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대항발전은 경제는 성장하지 않아도 좋다, 그 대신 의미없는 일, 혹은 세계를 망치는 일,
돈 밖에는 아무런 가치도 나오지 않는 그런 일을 조금씩 줄여가자는 것입니다.
싫은 일을 줄이고, 의미 있는 일만을 추구하는 것은 금욕주의도 뭐도 아니고,
자신을 희생하는 것도 물론 아닙니다.
오히려 자신이 바라지도 않는 일로 잔업까지 하면서 과로사 직전인데도
끊임없이 일을 하는 삶이야말로 금욕주의라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일 중독은 목적이 없는 극단적인 금욕주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진짜로 의미가 있는 일이라면 그 일을 하는 시간이 얼마나 즐겁겠습니까.
그런 경험을 한 적이 없는 사람이 이 사회 속에는 상당히 많은데,
그와 같은 경험을 늘려가는 것도 또한 대항발전이 추구하는 목적의 하나입니다."


"사람이 문화를 창조하는 능력을 키웁니다.
텔레비젼을 켜고 '문화'를 보는 게 아니라 스스로 문화를 창조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기계로 음악을 듣는 것이 아니라 악기를 다룬다거나
직접 춤을 춘다거나 연극을 만들거나 합니다.
물론 이것은 단순한 예에 지나지 않지만, 살아있다는 것을 즐기는 능력을 몸에 익히는 것입니다."

"경제제도, 즉 경제수단, 생산의 모든 관계는 절대적, 근원적으로 환경에 종속되어 있습니다.
환경이 바뀌면, 경제제도의 하부구조는 틀림없이 바뀝니다.
환경이 파괴되면 경제제도도 파괴됩니다.
아무리 자연환경을 무시하고자 해도 인간이 생물인 이상 그 영향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이런 삐딱한 책을 읽어본 건 처음이라, 은근히 충격이 있었습니다. ^^;
사실 책 전체가 이론적이긴 하지만, 재미있는 발상의 전환을 가져다 주더군요.
그리고 요즘 들어서 제가 듣고 보면서 행동하는 것들의 설명을 해 주는 부분도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멍청하게 받고만 사는 것이 아니라, 세상을 향해 새로운 시각으로 소리 치는 것 말이죠.


그 외에도 책에서 '일본의 경제, 정치' 그리고 '미국의 정치 발전'의 이면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원래 밖으로 드러난 이야기만 가지고는 이해가 안 되지만,
그 속을 까놓으면 전체적으로 이해가 잘 되는 경우가 많지요.
이 책이 바로 그 속을 까뒤집어 놓고 설명하는 경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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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2
  1. 바람새 2009.09.25 16:5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오호.. 재밌겠는데요?

    • Favicon of http://5bpa.tistory.com BlogIcon 장작가 2009.09.26 15:57 신고 address edit & del

      이 책 읽고 너무 왼쪽으로만 가지 않길 바랍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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