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백역 참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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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다음에서 오랜만에 훈훈한 기사 하나를 봤습니다.

'간이역' 함백역 주민들 노력으로 복원 결정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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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에서...


《“한낱 잊혀진 폐광촌의 옛 추억이라고 여기지 말아 주세요. 대한민국의 산업화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문화유산입니다.” 27일 강원 정선군 신동읍 조동리 함백역 터 앞. 읍장, 이장, 경찰서 분소장, 마을 번영회장, 체육회장, 동네 어르신까지 모두 모였다.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폐광촌 주민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폈다. 함백역 복원운동을 주도한 진용선 정선아리랑연구소 소장이 운을 뗐다. “체육회장님이 복원에 필요한 벽돌을 모두 지원해 주시기로 하셨어요.” “벽돌뿐입니까, 시멘트도 모두 지원하겠습니다.”》

제일 마지막에 진용선 정선아리랑연구소 소장님이 하신 말씀이 정말 멋있었습니다.
진 소장은 “‘그래 봤자 오래된 간이역에 불과하지 않으냐’고 무시하는 이들이 있는데, 수백 년 된 건축물만 문화재로 보존하고 간이역 같은 역사적 삶의 현장을 없애 버리면 후대에 무엇을 문화재로 전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비록 저 작은 역이 철도시설공사의 소유였지만,
저 역의 진짜 주인은 수십년을 함께하며 그 추억을 가지신 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멋대로 상상해 보면,
돈을 벌어보겠다고 한번도 가본 적 없는 강원도 탄광으로 무작정 보따리 하나 들고 들어온 사람들,
명절이나 제사 때에 집에 가려고 꺼먼 손을 씻던 사람들,
돈 벌어 오겠다고 조금만 기다리라고 하던 남편이 그리워 기차타러 가던 아내들,
니네들은 탄광에서 고생하지 말라면서 굳은 살 박힌 손을 흔들던 아버지들.

그런 분들이 마주치고 기뻐하고 눈물 흘리던 장소가 바로 저 작은 간이역이었지 않을까 싶네요.
그런 분들이야 말로 함백역의 주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기사가 이리 훈훈하니, 댓글 다시는 분들의 사연도 훈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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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인천에서 골프장 건설 반대 세미나를 할 때 어떤 교수님 한분이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골프장 건설되고 있는 것 반대해서 한번 이라도 성공해 본 적이 있었나요?
처음에는 그 지역의 주민들, 지역 사회 단체, 환경 단체 등등 다들 반대하고 난리지만,
결국은 누가 배신을 하느냐? 그 지역의 주민들입니다.
돈 많이 준다고 하니까, 결국은 배신하고 가더군요.
그러면서 저도 참 안타까운 모습 많이 봤습니다. "

정말 중요한 것은 그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강조에 강조를 하시던 기억이 납니다.
그 세미나에서 이야기 했던 인천 계양산 골프장, 제주의 골프장들, 그리고 굴업도 골프장.

몇 달 전에 다녀왔던 굴업도... 참 아름다운 곳이었습니다.
굴업도에도 함백에 사시는 분들처럼 그 추억을 가진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아름다운 곳이 혹시나 CJ 녀석들의 놀이터가 되어 망가지지나 않을까 걱정됩니다.
하지만 굴업도에 추억을 가진 분들이 계신 한, 함백역과 같이 지켜질 수 있다는 확신이 듭니다.
함백에 계신 분들이 추억으로 그 장소를 다시 살려내셨듯이 말이죠.

다만 함백역과 같이 한번 헐리고 다시 지을게 아니라,
처음부터 깨끗함 그 자체로 지켜져야겠지요.
그 노력에 저도 한표 던집니다.


세상 만물은 가진 자의 것이 아니라, 추억을 가진 자의 것인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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