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 세마리로 보는 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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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어도, 문화관광부 이뮤지엄, 원본은 여기로)

과거 선비들이 살던 집에는 위의 그림과 같은 삼어도(三魚圖)를 글방에 붙여두었다고 합니다.

공부랑 물고기 세마리랑 무슨 관계가 있어서 그랬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그 이유를 알게 된 순간... 여유도 없이 살고, 운치는 눈꼽만치도 모르는 제 자신을 알게 되면서 속으로 한참 웃었더랬죠.


삼어(三魚)는 삼여(三餘)를 뜻한다고 합니다. 중국어로는 삼어와 삼여가 모두 san yu 로 발음이 같다고 하네요.

독서삼여(讀書三餘)라는 말도 저 삼여에서 나온 말이라고 합니다.

밤이나 비오는 날, 겨울과 같이 사람들이 일을 할 수 없는 여유가 있는 시간에는 책을 읽으라는 말이라고 하네요.


우리 조상들은 참으로 운치가 있고 '센스'가 있는 사람들이라 생각이 듭니다.

무식하게 커다랗게 '시간 날 때는 책을 읽자!' 라고 써 붙여두는 게 아니라,

물고기 세 마리가 자유롭게 노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연스레 책을 읽으라는 의미를 알 수 있게 해 뒀더라고요.

이러한 운치야 말로 한민족이 이어나가야 할 문화라 생각이 듭니다.

특히나 각박한 이 세상에서 앞으로 이런 문화가 더 빛을 발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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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지난 몽중산 다원에서 봤던 저 바위 덩이는 참 운치가 있습니다.

왠 바위덩어리냐고 물으시겠죠?

저 바위 덩어리가 바로 화장실입니다. ^o^~

시쳇말로 '센스가 있는' 것이죠.

현대판 삼어도라고 까지 극찬을 해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비슈 님의 글을 보니, 건축물로 인정을 못 받아서 사용하지를 못하고 있다는군요.
(건축물은 네모 반듯하게 만들어져야만 하는가봅니다... -_- 센스가 없는 사람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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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하면, 몽중산 다원 반대쪽 산사면에 짓고 있는 저 차소리 문화공원의 건물은 참 '센스'가 없네요.

삼어도를 방안에 두고 운치를 즐기던 선비님들의 문화는 어딜가고,

방외인 님의 글처럼 어디서 태권브이가 곧 출동할 그런 건물이 들어서 있습니다.

참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ps.
이 글에 사용된 사진들의 출처는 사진 아래에 나와 있습니다.
좋은 사진 제공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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