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게임 삼국지에 미쳤었다... 이제는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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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학년이 되던 해에 컴퓨터를 샀습니다.
물론 엄마한테는 "공부하겠다"고 졸라 졸라 산거죠.
그러나...
"엄마는 알거야~" (by 이소은) 노래처럼, 아셨을 겁니다. 제가 컴퓨터로 공부를 안 할거라는 걸요. ㅋㅋ

중학교 2학년, 1년은 저에게 컴퓨터 오락의 해였습니다.
일년 내내 오락을 했던 기억 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컴퓨터 오락 중에 제가 제일 많이 했던 것은 바로 "삼국지" 시리즈였습니다.
중학교 1학년 때, 친구 명규네 집에서 가져온 "삼국지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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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2 게임 화면>


중학교 1학년 그 시절, 영어가 딸려서, flood 라는 단어를 몰라, 영어 사전을 뒤적뒤적했었죠.
지금 보기에는 초라하기 짝이 없는 저 오락이 무슨 재미가 있냐고 물으시는 분이 대부분이겠죠? (특히 요즘 어린 애들ㅋㅋ)

그러나, 저 당시 저 오락에 미치지 않은 사람은 없었을 겁니다.
구글에서 "삼국지 2"로 검색하면 저 당시 이야기를 무진장 찾을 수 있을 정도니까요.


그리고 대망의 삼국지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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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3 한글판>


지금은 저렇게 한글로 나오지만,
제가 처음 삼국지 3를 복사해 왔을때는 모든 메시지가 '일본어'로 되어 있었지요.

그나마 어릴 때 배웠던 한자 덕택에 메뉴 정도는 읽을 수 있었습니다만.
중간중간에 등장 인물 사이의 대화는 히라가나로 되어 있어서, 완전 포기 했던 기억이 납니다.


소개해 드린 두 개의 컴퓨터 게임에 적어도 반년은 허비(?)아닌 허비를 했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그 당시 정신 못차리고 살았던 저를 크게 구박하지 않고 내버려둔 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 ^^

하루는 천하통일을 하고는 너무 기분이 좋아서, 엄마한테 '천하통일'했다고 와서 보라고 그랬었죠.
엄마가 와서는 "조예는 235년 전국 전토를 통일했다"는 메시지 달랑 하나 나온 저 모습을 보시면서,
'저게 무슨 재미가 있어서, 저거 볼라고 그렇게 오락을 하냐' 면서 혀를 끌끌 차셨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 추억이네요.  :)

삼국지라는 게임은 게임 장르 중에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랍니다.
내가 유비나 조조가 되어서, 정치를 하고, 경제 활동을 해서, 돈을 모아서 군사를 길러, 중국 천하를 통일하는 거죠.
한마디로, 컴퓨터 안의 조그만 세상을 내 맘대로 조정하고, 직접 다스리는 즐거움이 있다고 할까요?

비록 가상의 세계지만,
그 세계에 내가 직접 영향을 준다는 쾌감이 저 오락을 반년이나 하게 했던 힘이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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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이었나요?
전산학과 콜로키움에 장병규 사장이 왔었습니다.
장병규 사장은 첫눈이라는 검색 회사를 만들어서,
작년에 NHN에 투자액의 거의 백 배에 가까운 이익을 만들고 회사를 팔아서 일약 부자가 된 사람입니다. ㅋㅋ
KAIST 전산학과 출신이라, 올해 콜로키움 첫 연사로 초청을 받은 거죠.
세미나의 제목은 '91년부터 15년, 치열한 삶으로부터의 단상' 이었습니다.

처음 첫눈이라는 회사를 만들고,
자금도 부족하고 인력도 부족하여 고생고생하면서 회사를 키우셨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다가 NHN 의 제의를 받고 엄청난 금액으로 회사를 팔았지요.

회사를 팔고, 부자가 되어서 드디어 이제는 더 이상 밥을 먹고 살기 위해서 돈을 벌지 않아도 될 만큼이 되셨다고 합니다.
그 동안 힘들고 쪼달리면서 밥을 먹기 위해서 하기 싫은 일도 하고 살았는데,
갑자기 그런 걱정을 하지 않게 되자, '나는 왜 살지?'하는 인간의 근본적인 질문을 자기에게 하게 되었다고 하시더군요.

그러던 어느날, 우리나라의 쟁쟁한 분들이 모인 회의에 참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무슨 경제인 회의라고 들었던것 같은데, 그 자리에 계신 분들도 밥 먹기 위해서는 돈을 더 이상 벌지 않아도 되는 분들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돈도 그렇게 많은데, 왜 돈을 벌고 이런 저런 일을 만드시나요' 하고 질문을 하셨다지요.

그 질문에 돌아온 답볍은,
"내가 하는 일이 이 세상에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고 보람있어서라네"
하셨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내가 중학교 2학년 때 느꼈던 그 재미랑 같은 재미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물론 저는 가상의 세계에서 헤매고 있었던 것이고, 이 분들은 실제 세상에서 그 재미를 느끼신 분들이겠지요.

그렇게 삼국지에 빠져서 정신 못 차리던,
그 조그마한 녀석이 이제는 '블로그'라는 것으로 세상을 향해 조그마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기에 이 블로그라는게 더 재미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내가 가지게 된 생각을 세상을 향해 소리치는 것,
그 가장 작은 부분이 바로 이 블로깅이라고요.



삼국지 그림은 http://banti.egloos.com/2262495 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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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6
  1. Favicon of http://rollin.egloos.com BlogIcon 박치민 2007.07.16 09:1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GMO옥수수 관련 트랙백타고 들어왔다가 이 포스트까지 왔네요. ^^
    삼국지2...한때 엄청 했었죠. 전 그 뒤로도 게임에 정신이 팔려 10년 넘게 살았던 것 같군요 -0-
    덕분에 좋은 추억 떠올리고 갑니다. :)
    ...부럽네요. KAIST. :)

    • Favicon of http://5bpa.tistory.com BlogIcon 장작가 2007.07.16 10:48 신고 address edit & del

      ^^
      안녕하세요. 박치민 님.
      저도 사실 중학교2학년 때 완전 미쳐지내긴 했지만,
      사실 그 후에도요...
      "삼국지" 한번 읽고, "삼국지" 한번 플레이 하고 그랬었지요. ㅋㅋㅋ

  2. Favicon of http://rollin.egloos.com BlogIcon 박치민 2007.07.16 09:50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헉. 그런데 저 삼국지3 사진은 그 당시의 이미지를 보관하고 계시다가 포스트에 올리신 것인가요?
    대단하십니다...;;;

    • Favicon of http://5bpa.tistory.com BlogIcon 장작가 2007.07.16 10:49 신고 address edit & del

      ^^;;;;
      사실 그 당시 스크린 샷은 아니고요
      (그 때는 스크린 샷을 어떻게 하는지도 몰랐죠.)
      웹 서치하면서 찾아낸건데요.

      사실... 저도 워낙 많이 하다보니, 저 화면을 보기도 했던것 같습니다. ㅎㅎㅎ

  3. Favicon of http://blog.naver.com/redkies2k BlogIcon 붉은낙타 2007.07.16 19:04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글 잘 읽었습니다.
    세상에 영향을 주는 것이 보람있다.. 라는 부분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하네요.

    • Favicon of http://5bpa.tistory.com BlogIcon 장작가 2007.07.16 20:26 신고 address edit & del

      우리도 그런 사람 아니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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