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향기 바람에 날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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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잊고 있었지만, 어김없이 시간은 흘러 아카시아 꽃이 피는 시절이 돌아왔네요.

점심을 먹으러 무심코 걸어나오는데, 어디선가 향긋하게 바람에 실려오는 꿀 향기를 맡았습니다.

아카시아구나...

저같은 도시 사람이 아카시아 향을 알게 된 건,
제가 어릴 때 살던 그 동네 앞에 있던 산에 아카시아가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등교를 하는데,
산에서 불어 내려오는 바람에 아카시아 꿀냄새가 배여,
왠지 모르게 기분 좋았었지요.

그 때 만큼은 산 밑 동네에서 사는 것을 고맙게 생각했었지요.
- 지금은 아니지만, 그 때 당시만 하더라도 지금 제가 살던 동네는 그리 잘 사는 동네가 아니었답니다.

봄만 되면, 그렇게 그렇게 아침부터 달콤한 향기에 몸이 절여진 상태로 지냈습니다. :)

하지만 "국민학교"를 졸업할 때 즈음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산 밑을 감싸고 돌던 좁은 왕복 2차선 도로가 4차선 고가도로로 확장공사가 되었답니다.
(아래 사진에 보세요... )



저희 집은 노란색 원으로 되어 있는 곳인데요,
산의 계곡을 타고 흐르는 바람이  아카시아 향내를 집 문 앞 까지 펄펄 나게 했었는데...

그 후로 부터는 더 이상 아카시아 달콤한 꿀 향기를 맡으면서 등교를 할 수 없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저 도로를 타고 다른 동네로 빨리 빨리 갈 수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더 이상 아카시아 향은 바랄 수가 없게 되었네요.

뭐가 더 중요한지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아카시아 향이 아직도 있는게 아니라 추억 저편에 있어서,
이제는 등교하면서 느꼈던 그 느낌을 떠올리며,
입맛만 다실 수 밖에 없는 시절이 되었다는게 아쉽고 또 아쉬울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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