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코쿠 여행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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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시작하고 이렇게 오래동안 연재라는 이름으로 글을 써 보긴 처음인것 같다. 작년 6월에 첫 글을 썼고 이제사 여행기가 마무리가 되었으니 장장 8개월 동안 글 스무개 남짓을 쓴 셈이다. 글 하나하나를 쓰는데 적어도 2시간은 걸린 것 같다. 이야기를 생각하고 사진을 고르는 데도 한참 걸렸지만, 얼개설개 머리속에 잡아놓은 틀대로 글을 옮겨 쓰는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렸다. 더군다나 여행을 다녀온지가 이제 10개월이 넘어가니, 그 때 적어 놓은 메모를 보면서도 기억이 안 나서 한참을 생각하다보니 점점 글 쓰는 시간은 늘어만 간 것 같다.

여행을 다녀오면 남는건 언제나 사진인데, 디카가 나온 이후로는 엄청나게 많은 사진을 찍게 된다. 분명 추억은 사진에 남긴 한데. 수백, 수천장이 되는 사진을 정리하지 않으면, 그저 아까워서 버리지 못하는 작아진 옷 이상의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그래서 이번에 이렇게 겁없이 "연재"라는 이름으로 글을 한번 써 본 것인데. 남자가 한번 내 뱉은 말을 주워담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연재"라는 이름 때문에 결국 10개월동안 지지부진하게나마 글을 마무리 지은 듯 하다.

이번 여행도 사진만 거의 2천장 넘게 찍었다. 나는 필름 사진을 먼저 시작을 했기에, 디카를 가져가도 사진을 몇 장 찍질 않는데, 비슈는 워낙 사진을 많이 찍는 녀석이라 쉬지 않고 셔터를 눌러댔다. 이번에도 역시 사진 찍는데 정신이 팔려 정작 여행의 여유와 재미는 못 느끼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사진을 찍어댔다. 하지만 그 덕분에 여행의 세세한 부분까지 "자료"가 생긴 것 같다. 실제로 이번 여행기의 사진 대부분은 비슈가 찍은 것인데. 옆에서 나는 나름 여유를 즐겨보려고 늑장도 많이 부리고 그랬는데, 조금 미안하긴 하다. 비슈, 다음엔 사진 좀 덜 찍고 여행의 여유를 느껴보시게...

글을 쓰는건 참 어려운 것 같다. 비록 블로그라는 개인 공간이라 부담도 없고, 이번 여행기는 특히 사진이 많았기에, 써야 할 글도 많지 않았지만, 그 글이 매끄럽게 읽히게 만드는 건 사진으로 표현하는 것보다 훨신 더 어려웠다. 무협지를 읽으면 그림 한 장 없이 글만 빼곡해도 술술 잘만 읽히는데, 내가 쓴 글은 다시 읽어봐도 그렇게 되진 않는 듯 하다. 어렵지 않고 쉽게 잘 읽히는 글. 쉬운 글은 더 쓰기 어렵다는데, 언제나 난 그런 글을 써 보게 되나 싶다.

이렇게 여행기를 마무리 하려고 보니, 시코쿠에 이제 언제 다시 가보나 싶다. 물가는 한국보다 족히 2배는 더 되어 보이고, 그렇다고 어디 하루밤을 재워줄 연고가 있는 곳도 아니니, 앞으로 시코쿠라는 곳에 가보긴 쉽지 않을 듯 하다. 하지만 가장 그리운 건 그 동네에서 먹었던 쫄깃쫄깃한 우동면발이다. 이 우동면발을 좇아서 한번은 다시 가 보고 싶다. 물론 일본어 잘 하는 친구 하나가 있다면 말이다.

다시 한번 생각지도 않은 선물로 나를 깜짝 놀라게 하고 좋은 경험을 하게 해 준 비슈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일본 시코쿠 무대뽀 여행기 전체

2009/06/22 - 시코쿠 다카마쓰 무대뽀 여행기 (1) <여행의 시작>
2009/06/24 - 시코쿠 다카마츠 무대뽀 여행기 (2) <여행의 컨셉>
2009/06/25 - 시코쿠 다카마츠 무대뽀 여행기 (3) <환전하다>
2009/06/26 - 시코쿠 다카마츠 무대뽀 여행기 (4) <국수와 우동> <인천공항으로>
2009/07/01 - 시코쿠 다카마츠 무대뽀 여행기 (5) <비행기를 타다>
2009/07/03 - 시코쿠 다카마츠 무대뽀 여행기 (6) <입국수속장> <공항에서 호텔로>
2009/07/08 - 시코쿠 다카마츠 무대뽀 여행기 (7) <더블룸도 괜찮아요.>
2009/07/09 - 시코쿠 다카마츠 무대뽀 여행기 (8) <다카마츠에선 자전거를 타세요>
2009/07/10 - 시코쿠 다카마츠 무대뽀 여행기 (9) <사누키 우동을 먹다>
2009/07/14 - 시코쿠 다카마츠 무대뽀 여행기 (10) <일본적인, 너무나 일본적인 리츠린 공원>
2009/07/15 - 시코쿠 다카마츠 무대뽀 여행기 (11) <키쿠게츠테이 다실에서 차 한 잔>
2009/07/16 - 시코쿠 다카마츠 무대뾰 여행기 (12) <다코야끼, 다카마츠 성, 그리고 생선초밥>
2009/07/22 - 시코쿠 다카마츠 무대뽀 여행기 (13) <둘째 날의 시작>
2009/09/02 - 시코쿠 다카마츠 무대뽀 여행기 (14) <고토히라를 거닐다>
2009/09/08 - 시코쿠 카가와 무대뽀 여행기 (15) <"소원을 적어봐~", 곤피라 씨가 말했다.>
2009/09/21 - 시코쿠 카가와 무대뽀 여행기 (16) <고토히라 신사의 풍경>
2009/09/24 - 시코쿠 카가와 무대뽀 여행기 (17) <일본 촌동네 기차역이란?>
2009/12/30 - 시코쿠 카가와 무대뽀 여행기 (18) <오보케 역 근처의 볼거리>
2010/01/08 - 시코쿠 카가와 무대뽀 여행기 (19) <버스인가 택시인가? - 일본 버스>
2010/01/11 - 시코쿠 카가와 무대뽀 여행기 (20) <소문난 잔치에 먹을게 없다 - 가즈라바시 다리>
2010/01/12 - 시코쿠 카가와 무대뽀 여행기 (21) <일본 전통 호텔 료칸에 들다>
2010/01/13 - 시코쿠 카가와 무대뽀 여행기 (22) <호텔구경>
2010/01/18 - 시코쿠 카가와 무대뽀 여행기 (23) <일본 전통 온천장 정식의 마력>
2010/01/25 - 시코쿠 카가와 무대뽀 여행기 (24) <일본 혼탕에는 정말 누가 있을까?>
2010/01/29 - 시코쿠 카가와 무대뽀 여행기 (25) <아침 온천>
2010/01/29 - 시코쿠 카가와 무대뽀 여행기 (26) <온천장 아침 식사>
2010/02/02 - 시코쿠 카가와 무대뽀 여행기 (27) <일본에선 카드가 잘 안 돼!>


ps. 사실 여행이 끝나고 돌아와서도 내게는 크고 글 읽는 사람들에게는 별 거 아닌 이야기들이 좀 있었다. 공항에서 다시 서울로 돌아와서 한강엘 갔다. 해는 으스름 지고 4월이라도 아직 밤바람은 차갑게 느껴질 때, 한강 둔치에서 먹던 도시락을 잊을 수가 없다. 그렇게 언 몸을 녹히러 던킨 도너츠가서 커피 한 잔 마시고 다시 학교로 돌아왔다.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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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4
  1. 빵식 2010.04.12 23:0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제가 읽어 본 여행기 중에 최고였습니다.
    좋은 글 정말 감사합니다.
    작년에 시코쿠를 잠깐 한 바퀴 돈 적이 있었는데요.
    다카마츠에서 1박도 했건만...
    제가 좋아하는 일본 우동을 시코쿠에서 한 번도 못 먹어 본 것이 마음 아프네요.
    좋은 글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 Favicon of http://5bpa.tistory.com BlogIcon 장작가 2010.04.13 09:19 신고 address edit & del

      재밌게 읽으셨다니 고맙습니다.

      시코쿠에서 먹던 우동 생각이 또 나네요...^^

  2. 2010.06.18 12:4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안녕하세요. 혹시 기억하실려나 모르겠습니다.
    2월즈음에 이곳에 시코쿠 여행에 관한 글좀 남겼느데. ..
    저는 지금 시코쿠의 카가와현의 젠츠지라는 곳에 교류유학생 생활을 3개월 조금 안되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젠츠지라는 곳은. ㅋㅋㅋ
    코토히라라는 곳의 옆동네입니다. 여기 사람은 애칭으로 콘삐라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많은 공부를 하고 우동도 많이 먹고 즐겁기도 하고 재미있게 보내고 있습니다.
    처음에 많은 눈요기를 하고 이젠 어느정도 익숙해졌네요.
    앞으로 언제 또 들어올지 모르겠지만.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 Favicon of http://5bpa.tistory.com BlogIcon 장작가 2010.06.26 15:18 신고 address edit & del

      벌써 3개월도 훨씬 넘었네요. 즐거운 유학생활하고 계시다니 저도 기쁩니다. 남은 유학생활 알차고 건강하게 보내세요.

      우동 생각은 저도 여전히 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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