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쿠게츠테이 다실에서 차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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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쿠게츠테이(菊月亭) 다실에서 차 한 잔>
- 다카마츠 무대뽀 여행기 (11)

리츠린 공원을 처음 한바퀴 돌다보니,
키쿠게츠테이라고 부르는 다실이 주변 풍광을 한층 더 살려준다는 걸 직감할 수 있었다.
이 부르기 어려운 다실이 바로 리츠린 공원의 화룡점정이다.



수묵화의 웅장한 산하 속에 조그만하게 그려져 있는 정자에 꼭 들어가보고 싶은 것처럼,
느긋하게 저 다실에 앉아서 주변을 감상하면서 차를 마시는 사람들을 보니 정말 들어가보고 싶었다.

그리고 당연하겠지만,
옛 이 리츠린 공원의 주인이었던 영주는 저 다실에서 차를 마시고 사람들을 영접했을테니.
저 다실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최고일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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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영주의 자리에 함부로 앉는 것이 쉽지는 않을터..
21세기 현재에는 저 자리에 앉기 위해서는 **이 필요하다.

다실에는 함부로 들어가볼 수가 없고,
다실에서 차를 마셔야지만 다실을 구경할 수도, 다실 내를 돌아다닐 수도 있게 해 놓았다.

그런데 관람료가 자그마치 510엔. 그것도 가장 싼 게 그렇다.
분명 들어가보긴 하겠지만,
정말 510엔을 내고 들어가야 하나...
여기 입장료가 400엔이었는데, 그보다 더 많은 돈을 줘야지만 들어갈 수가 있다니...
사실 현금을 적게 가져온 터라, 현금박치기만 가능한 이 곳에서 이만한 돈을 쓰는게 부담이 되긴 했다.

하지만
이런 기회를 포기할 수는 없는 법.
큰 마음 먹고 510엔을 투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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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쿠게츠테이 다실은 딱 보면 일본 건물같이 생겼다.
지붕도 두겹으로 되어 있고, 분명히 나무로 기둥을 대고 문을 만들고 바닥을 깔았지만,
어디선가 풍겨오는 이질감은 역시 어쩔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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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료인지 찻값인지를 내고 나서 들어가니 몇몇 사람들이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딱히 어디 앉으라는 이야기는 없는 걸 보니, 아무데나 앉아도 되는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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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차를 가져다 주시는 아주머니.
전통 다실이라, 일본 전통옷을 입고 서빙을 해 주셨다. (이것도 기모노인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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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에 대한 예의이겠지만,
나이도 많은 분이 우리 앞에 꿇어앉아서 차를 놔주시는게 민망했다.
물론 우리도 꿇어 앉아서 기다리긴 했지만.

왠지 다다미 방에서는 꿇어 앉아 있어야만 하는 것 같았다.
우리 앞에 들어온 분들도 손님임에도 불구하고 꿇어앉아 있었고,
더군다나 외국인도 꿇어 앉아 있는게 아닌가!

"이게 예의인가보다."

나는 꿇어 앉는게 신체적으로 불편하거나, 꿇어 앉는걸 꺼려하는 사람은 전혀 아닌데,
아니나다를까 몇 주 전에 발목을 심하게 삐어서 꿇어 앉아 있기가 매우 힘들었다.
그래도 어쩌나...
외국 나가서 '싸가지 없는 한국놈'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 꾹 참고 꿇어 앉아 있었다.

근데, 나중에 다른 일본분 한 가족이 들어왔는데.
의자에 앉기도 하고, 양반다리로 앉기도 했다.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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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슈와 내가 시킨 차는 그냥 녹차.
색이 정말 진한 녹색이었던것 같다.

이 블로그를 좀 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나는 녹차를 엄청 좋아해서 자주 마시는데,
우리나라에서 먹던 녹차는 품질의 저하를 막론하고,
녹색이라기 보단 엷은 노란 색에 가깝다.

FUJI PHOTO FILM CO., LTD. | SP-3000

아마 녹차잎을 따서 녹차로 만드는 방법의 차이인것 같은데.
어쨌든 저 녹차는 상당히 진한 맛이었던것 같다.
음. 좀 더 솔직한 말로는 약간 떫다고 해야 하나.

그냥 녹차 말고 200엔 더 비싼 말차라고 하는 분말차도 있는데.
일본은 말차가 유명하다던데, 말차를 먹어볼껄 조금 후회도 된다.

어쨌든 약간 떫은 녹차와 찰떡궁합이 그 옆에 달랑 하나만 주는 만주다.
이게 또 별미인데, 달콤하니 엄청 맛있었다.

내가 일본어를 할 수 있었으면 이것저것 아주머니한테 물어보고 이야기도 하고 그랬을텐데 아쉬울 따름이다.


차 한 잔 마시고 한바퀴 빙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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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JI PHOTO FILM CO., LTD. | SP-3000

사방이 뻥 뚤려서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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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실의 정원에는 과하게 잘 가꾸어진 소나무가 있고,
그 아래에는 작은 자갈을 깔아두었는데, 보다시피 발은 커녕 손조차 댈 수 없으리만치 예쁘게 문양을 내 놨다.
으... 이 꼼꼼함!
보기에는 정말 예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불편하리만치 꼼꼼한 모습이었다.

-- "한"님이 알려주신 바로는,
모래가 이상한 모양인건
일본의 특유의 사상인데
우리나라는 자연을 그대로 나두고 보러가는 형태였다면
일본은 자연을 집안으로 옮깁니다.
그래서 정원수라고 하는 문화가 발달한 것인데요
마찬가지로 저 모래가 그냥 모래가 아니라
바다를 표현 한 것으로
근처에 바위라던가 있으면 그것들은 섬이 되는 것입니다
거기다 그쪽 지방이 타카마츠(높은 소나무이니)
가운데 있는 큰 소나무를 바로 자신이 살고 있는
타카마츠 지방이라고 표현한 거 일수도 있습니다.
(뭐, 뒷부분은 제 생각이고, 아마 아닐 겁니다)

이 희한한 다실이 일본 전통식으로 지은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방과 방들이 문으로 구분되어 있는 등 희한한 구조였다.
이 동영상에서 이 희한한 구조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다음에서 동영상 배경음악을 넣게 해 준다고 해서 한번 해 봤는데, 밋밋한 동영상만 나오는 것 보단 훨신 좋은 것 같다.
동영상 배경으로 쓴 노래는 여기에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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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이 다실 안은 왠지 정좌해서 도를 닦아야 할 듯한 분위기이기도 하지만,

NIKON CORPORATION | NIKON D40X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60sec | F/4.5 | 0.00 EV | 24.0mm | ISO-400 | Flash did not fire

평상에 앉아서 느긋하게 바깥을 보고 충분히 쉴 수 있는 곳이었다.

다다미 바닥위에 널부러져서 한숨 자고 싶을 정도였지만...
어글리 코리언 소리를 들으면 안 되기에 꾹꾹 눌러 참아야만 할 정도로 푸근한 곳이었다.

이렇게 편안하고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니,
500엔 넘는 돈은 충분히 투자할 만 한 것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동시간)
다카마츠 역 자전거 대여소 (오후 1시 50분) ~ 리츠린 공원 (오후 3시) ... 소요시간 1시간 10분...... 자전거 대여료 100엔

(관람 시간)

리츠린 공원 (오후 3시) ... 소요시간 2시간 .......... 관람료 320엔(할인가) + 찻값 510엔


이 글은 여행을 다녀온지 몇 달이 지났으나 비슈군이 시간이 없어서, 제가 대신(?) 포스팅하는 글입니다. 이 시리즈의 사진은 거의 대부분 비슈군이 찍은 것입니다. 비슈군은 요즘 교육 분야에 푹 빠져, 자라나는 아이들의 학력 향상을 위해 고군분투중입니다. 관심있으신 분은 비슈군의 블로그에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이 시리즈는 제가 며칠에 하나씩 포스팅 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으나, 대학원생인 관계로 갑작스런 논문 관련 작업이 생기는 경우, 포스팅을 제 시간에 못할 수도 있음을 이해해 주세요. 하루에 하나씩 포스팅 하려니, 다른 일이 갑자기 많이 생겨서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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