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룸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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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룸도 괜찮아요>
- 일본 다카마츠 무대뽀 여행기 (7)

일본어 한마디도 못하면서 그리 어렵지 않게 호텔 앞까지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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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묵을 호텔은 사진에서와 같이 멋진 호텔이었다.
아나 호텔 클레멘트 다카마츠.

M25에서 비록 시골로 여행장소를 정해주셨지만,
호텔만큼은 최고의 호텔로 잡아주신거다.
지금 대강 계산해보니, 방 하나에 2만 6천엔 정도, 우리돈으로 35만원 쯤 되는 곳이다.

M25의 담당자께서는 비슈와 여자친구가 원거리 연애를 하면서 고생했던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래 이 연인에게 멋진 2박 3일을 선물해주기로 했으니 잠만큼은 특급호텔에서 재워줘야겠다..'
다짐하셨겠으나...
어쨌든 상황이 이렇게 되어 남자 둘이 가게 되었으니,
담당자 분께서는 적지 않게 속 상하셨을테다.

이런 기획이었으니만큼 최고급 호텔에서의 1박임에도 불구하고 복병이 있었으니...
M25 담당자께서는 이 연인에게 최고의 '더블룸'을 예약해 주셨던 것이다.

더블룸을 구차하게 설명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가만 돌이켜보면 지금까지 누군가와 '침대'에서 '한 이불'을 덮고 잔 기억이 없다.

공짜로 온거다.
공짜로..
공짜다..
남자와 한 이불 덮고 자는 게 대수인가. -_-
...

호텔 안은 역시나 최고의 호텔답게 깔끔하고 분위기가 있다.
은은한 조명에...

내가 비슈보다는 영어가 좀 낫기에 호텔 프론트에서 체크인은 내가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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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하게 생긴 호텔리어였는데 얼굴이 안 나왔네. ㅎㅎ


장작가 - "안녕하세요."

호텔리어 - "안녕하세요."

장작가 - "여기 호텔 예약 영수증이요"

호텔리어 - "네. 잠시만요. 아. 네. 배수민 씨죠? 더블룸 예약하셨네요."

"아.. 더블룸 맞습니다.
저희가 실수해서 더블룸을 예약했거나,
아니면 일부로 더블룸을 예약한거 아니고요.
M25에서 이벤트로 어쩌고 저쩌고....
원래 가려던 분이 어쩌고 저쩌고...
그래서 어쩌다보니 남자 둘이 더블룸을  어쩌고 저쩌고.. "

라고 다 이야기하고 싶었으나,
구차하기도 하려니와,
그것보다는 영어로 그 긴 이야기 하는게 불가능했다.

그래서 간단히,

장작가 - "아. 네. 알고 있습니다. 더블룸도 상관없어요."

나의 우렁차고 확신에 찬 이 말이 끝나기 무섭게,

호텔리어 - "아.. 저희가 트윈룸도 있거든요. 그래서 트윈룸으로 바꿔 드릴까 하는데 괜찮으세요?"

ㅠㅠ
아... 그렇다.
방을 바꿀 수가 있었던 것이다.

혹시나 처음 내가 한 말을 듣고,
비슈군과 내가 손 잡고 호텔방으로 올라가는 상상을 하지나 않았을까... ㅠㅠ
바다 건너 얼굴도 모르고 말도 안 통하는 호텔리어 앞에서 얼굴이 시뻘게져서,
얼른 키를 받아들고 새로 바꾼 '트윈룸'으로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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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급 호텔 답게 정갈하게 잘 정돈된 '트윈 베드'가 보였다.
아.. 구질구질한 기숙사 침대를 떠나 넓직한 침대에서 자보는게 얼마만인가~
조금전의 쪽팔림은 어딜가고 없고,
트윈룸이 딱 맘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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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방도 해변쪽으로 향해 있어서, 앞으로 확 트인 바다가 다 보였다.
역시 정말 좋은 방을 잡은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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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마츠 앞의 이 바다는 세토내해(瀬戸内海)라고 한다는데,
시코쿠와 혼슈, 규수 사이의 좁은 바다를 말한다고 한다.

사실 좁다는 말은 지도 상에서나 좁다는 말이고,
그냥 눈으로 보기에는 결코 좁은 바다로는 보이지 않았다.

어쨌든 이런 바다를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느긋하게 바라볼 수가 있으니,
왠지 느긋해져서 기분이 좋았다.

그렇게 창 앞 푹신한 소파에 앉아 한참이나 바다를 쳐다보았다.




이 글은 여행을 다녀온지 몇 달이 지났으나 비슈군이 시간이 없어서, 제가 대신(?) 포스팅하는 글입니다. 이 시리즈의 사진은 거의 대부분 비슈군이 찍은 것입니다. 비슈군은 요즘 교육 분야에 푹 빠져, 자라나는 아이들의 학력 향상을 위해 고군분투중입니다. 관심있으신 분은 비슈군의 블로그에 들러보시기 바랍니다.

이 시리즈는 제가 며칠에 하나씩 포스팅 하려고 마음을 먹고 있으나, 대학원생인 관계로 갑작스런 논문 관련 작업이 생기는 경우, 포스팅을 제 시간에 못할 수도 있음을 이해해 주세요. 하루에 하나씩 포스팅 하려니, 다른 일이 갑자기 많이 생겨서 쉽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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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4
  1. 한보라 2009.07.08 19:1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야, 너 은근히 유머감각있다. "공짜로 온거다.
    공짜로..
    공짜다..
    남자와 한 이불 덮고 자는 게 대수인가. -_-
    ..." 라고 최면거는 부분에서는 내가 낄낄거렸다.
    *참고로 난 네 블로그 스토커가 아니라 얼마전부터 싸이에 발을 뚝 끊어서 온라인에서 달리 갈곳이 많이 없다보니 네 블로그가 unintended beneficiary가 됐다. 의도하지 않았던 수혜자라고 해야하나? 더 뽀대나고 정확한 용어가 있을텐데.

    • Favicon of http://5bpa.tistory.com BlogIcon 장작가 2009.07.08 19:36 신고 address edit & del

      내 독자가 하나라도 있으니 다행이지뭐. ㅋㅋ
      좀 있다가 괜찮은 사진들이 줄줄이 나오면 독자가 좀 더 늘어나려나..

      이제 슬슬 여행기 냄새가 날 때가 됐지.
      다카마츠 호텔까지 왔으니까,
      곧 호텔에서 짐풀고 시내 구경 갈꺼야.

      그냥 대강 느낌인데 연재가 한 40회 정도?에서 끝나지 않을까? ㅋㅋ

  2. 2010.10.15 22:09 address edit & del reply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5bpa.tistory.com BlogIcon 장작가 2010.10.17 23:11 신고 address edit & del

      아닙니다. 그저 일본인들이 예쁜 사람도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을뿐이에요. 최고급 호텔에 가면 예쁜 여자 사람도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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