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명수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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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수필을 참 좋아합니다.

어릴 때,
할아버지의 다리를 베고 누워서 재밌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고,
할머니가 호랑이 담배 물던 시절 이야기 해 주신 것 같지도 않고,
아빠가 동화책을 읽어준 적도 없는 것 같고,
그렇다고 엄마가 재밌는 이야기를 해 준 적도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기억을 못하고 있는 걸꺼에요 ^^)

하지만 수필을 보면
할아버지의 이야기도,
할머니의 옛날 이야기도,
아빠의 동화책도,
엄마의 재밌는 이야기도
모두 들은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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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항상 책을 왕창 살 때 마다, 수필집은 꼭 하나씩 사게 되네요.
이번에 읽은 책은 '한국의 명수필'이라는 책입니다.

예전 고등학교 때 국어 교과서나 수능 국어 시험에서 봤던 수필들도 나오고요.
여러 다양한 장르의 수필을 접해 볼 수 있는 좋은 책 같습니다.
컴필리에이션 음반은 급이 좀 낮다고 분류가 되긴 하는 등,
여러 작가들의 작품을 모아놓은 이런 류의 책은 학생때나 보는 거라고들 하지만,
이 책 만큼은 무척 재밌게 읽었습니다.


수필이란 장르는 정말 자기 맘대로 쓴 글 같습니다.
기승전결도 없고,
밑도 끝도 없고,
주제도 딱히 모르겠고..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감상만을 하는 희한한 글도 있고,
정신 차리고 살아야 한다는 계도성 글도 있고,
현실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안드로메다에서 쓴 글 같은 글도 있고.

하지만 몇 몇 수필은 읽고 나서는 그 글 쓴 분의 마음이 읽히는 것도 있더군요.
나머지는 아무래도 제가 어려서리, 이해가 안 되는 것이려니 하고 있습니다.

수필은 새파랗게 젊은 사람이 쓰는 것은 아닌 것 같고,
느지막하니 나이 드신 어르신들이 삶을 관조하면서 쓴 글,
그러니까 하얀 화선지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가 쿡 하고 점 한 둘 찍어놓은 것이 은근한 멋이 되는 그런 글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기에 젊은 사람인 제가 읽기에는 버거운 듯하기도 하고요.

이 수필에 참으로 즐거운 글들이 많았지만,
그 중에서 '손광성'씨가 쓴 '아름다운 소리들'이란 글이 굉장히 신선하게 다가왔습니다.
온갖 소리들을 찬찬히 묘사해 놓은 이 글을 읽으면서 얼마나 동감을 했는지 모릅니다.

저는 뭔가가 돌아가면서 내는 소리가 정말 싫습니다.
컴퓨터 팬 돌아가는 소리는 기본이고,
지금같은 여름이면 에어콘 소리,
저기 밖에는 자동차 굴러가는 소리.

도시에 있으면, 이런 소리를 절대로 피할 수가 없죠.

그러기에 제가 젤 좋아하는 곳은 차소리가 없는 곳입니다.
불행히도 그런 곳에 가려면 차를 타고 가야 한다는 것이 아이러니긴 하지만요.

그곳에 가면 모든 소리가 손광성씨가 묘사해 놓은 대로 그대로 다 들립니다.
사시나무 잎이 바람에 날리면서 촤르르 떠는 소리라든지,
풀벌레가 밤새 우는 소리도 잘 들리고,


한동안 밖으로 나돌지 못해선지,
어디론가 훌쩍 떠나서 실컷 고생 좀 하고 오면 좋겠습니다.
그러면서 자연의 소리도 실컷 좀 듣고요...
이제는 나이 먹고 이래서는 안되는데 말입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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