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굴업도"가 보인다 - 오체투지 97일 이야기

Bookmark and Share
젊은 대학원생의 피를 끓이던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의 우리강 순례를 마치고서는
느닷없이 수경스님께서 오체투지를 하겠다고 말씀을 하신 것이 불과 얼마 전 인듯 한데,
실제 그 오체투지의 길을 떠나신지가 벌써 97일이네요.

그 오체투지 이야기도 그 때 함께 앞서 가시던 분들께서 계속 인터넷에 올리고 계신데,
그 글에 굴업도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그래서 한번 가져와 봅니다.

---------------------------------

굴업도는 세계적으로도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지형이 모여있는 공간으로 그래서 전문가들은 굴업도를 천연적인 지형박물관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2009년 2월 천연기념물분과위원회는 해식와(海蝕窪;notch)가 특별하게 발달한 소굴업도의 해식지형을 천연기념물로 지정 추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물론 굴업도의 주민들도 이를 적극적으로 찬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왠일인지 반겨야할 옹진군청은 굴업도의 천연기념물 지정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CJ그룹이 추진중인 골프장을 포함하는 리조트사업에 방해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이에 관련된 정보를 옹진군청에 공개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랬더니 "우리 군은 소굴업도의 천연기념물 지정을 반대하는 입장으로 ...(중략)...의사결정과정 또는 내부 검토중에 있는 사안으로 정보공개가 곤란함"이라고 공개를 거절합니다.

이유조차 밝힐 수 없는 보안스러운 것들이 별나게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공복들입니다.
인천 시민 아니 우리 국민 모두의 섬을 1~2% 강부자, 고소영의 골프 놀이터로 만들겠다는 CJ그룹의 선택도 자신들을 큰 기업으로 키워준 국민들에대한 배반에 다름아닙니다. 버려진 섬 나오시마를 일본 최고의 문화가 살아숨쉬는 예술의 섬으로 만들어낸 베네세 그룹과 같은 멋진 그룹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용산철거위원장 이충연씨외 6명이 용산 사건 수사를 담당한 검사를 직무유기와 증거은닉등의 이유로 고소했습니다. 수사기록 10000여쪽 중에서 검찰측이 3000여쪽의 공개를 재판진행에 방해가 될 우려가 있다는 말같지 않은 이유로 공개를 거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재판부도 공개할 것을 결정했으나 검찰은 요지부동입니다. 이러니 목격자와 유족 측에서 제기하고 있는 의혹이 증폭되지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3000여쪽의 정보를 공개해버리면 간단하게 의혹이 해소될 것인데 공개하지 않는 것은 공개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는 여론입니다. 

명박산성이 상징하듯 이땅의 주인된 국민의 소리를 듣지않겠다고 이명박 정권이 산성을 쌓기 시작한지도 벌써 1년이 흐르고 있습니다. 이젠 법원의 정당한 공개결정까지 거절할 정도로 어떤 형태의 대화든 거절하겠다는 것입니다. 듣지도 않고, 말하지도 않고 즉 소통을 하지 않으면서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착잡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오체투지 기도에 온 몸을 던집니다.



<오늘 하루도>
순 례길의 하루가 시작되는 시간은 항상 새롭기만 합니다. 오늘은 어떤 분들이 참가할지 혹은 무슨 이야기를 함께 나눌지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벌써 100여일에 달하는 순례길이지만 항상 새로운 것은 매일 매일 순례길에 동참하는 참가자들이 있었기에 가능할 것입니다.

오늘은 멀리 중국 진천에서 오신 고경이(중국. 천진)님의 이야기부터 전할까 합니다. 남편분이 중국 주재원이신 고경이 님은 현재 중국 천진에서 2년째 거주하고 있다 하는데, "잠시 한국에 왔다가 성직자분들께서 무슨 마음으로 저러실까? 나를 낮추는 것이 무엇일까 궁금했다. 게다가 마음도 복잡해서 길 위에서 잡된 생각을 버리고 싶어서 왔다”고 합니다. 오후 순례길에 어떤지 문의하는 진행팀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햇빛도 따뜻하고, 이따금 그늘에 다다르는 것, 색다른 느낌의 경험이다”고 하십니다.



고 경이 님은 “우리시대는 너무 실용적이고, 합리적이며 눈에 보이는 결과를 추구한다”고 하시고 “중국에 살다보니 한국이 그립다. 중국 진천도 개발만 되고 있어, 한국의 자연과 강의 풍경이 그리워진다. 하지만 뉴스를 보면 4대강 하천정비사업 등이 얘기가 흘러나와 너무 아쉽다.

그렇지만 저도 그런 환경에 맞춰가는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 교육도 경쟁의 구조에 합류시키려고 하고 있다”며 아쉬워하십니다. “소외된 자와 병든 자를 사랑하는 것, 이것은 내면의 자유로움과 행복에서 나오는 힘입니다. 앞으로 그러한 삶을 살고 싶다”고 하십니다. 고경이 님은 짧은 한국 귀국길에 평화의 길을 선택하였다고 합니다. 고경이 님은 남은 일정이 무탈하게 진행되기를 기원합니다.


순례길에 참여한 분들의 이야기를 간략히 옮겨봅니다.
"집에 있기 죄송했고 그 동안은 구경꾼 정도의 역할만 했지만 직접 참여하고 싶었다. 성직자분들을 포함, 자기 삶을 살아가시는 분들을 존경한다(유영진)
계속하다 보니 제 속이 달라지는 것 같다. 첫날은 도로와 쌈박질을 했지만 갈수록 마음이 편해진다. 가능한 계속 참여하겠다(이시희)
반성을 많이 했다. 차갑고, 뜨거운 도로에 엎드리며 많은 것을 생각다(안현)
오만가지 상념이 많이 정리가 된 것 같습니다. 일상생활에 복귀해도 이 마음을 끝가지 이어나가고 싶다(김행철)
한 사람이라도 마음을 보태고 싶어서 왔다(이존택)
마음의 평화를 먼저 실천할 수 있는 길이 가정이라고 생각한다(강현석)
평범한 사람이되 올바른 길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제 자신을 객관화 하려고 했다. 내 아이들, 내 가정을 넘어 다른 아이들과 남의 가정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오체투지를 하니 편해졌다. 성직자들이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정인경)


<늦어지고 느리고 더딘 순례길>
순 례단은 오늘로 수원 관내를 지나서 의왕시 구간의 순례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수원시와 의왕시 경계에는 지지대(遲遲臺) 고개가 있는데, 아버지 사도세자의 능을 참배하고 오던 정조 대왕이 이 지지대 고개에서 어가를 멈추게 하고 부친의 묘역이 있는 화산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화산에 갈 때는 급한 마음에 왜 이리 느리냐고 하고, 서울로 갈 때는 다시 화산을 뒤돌아보아 행렬이 늦어지니 느리고 더딜지(遲) 두자를 붙여 지지대 고개라 했다고 합니다. 속도가 미덕인 세상이지만, 늦은 것이 갖는 따뜻함이 속도의 차가움을 중화한다는 사실을 교훈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오전 순례 마지막 구간에서는 환경재단의 최열 대표와 녹색병원의 양길승 원장 등이 합류하였습니다. 양길승 원장께서는 순례에 참여한 동기를 여쭈니 “당연히 올 것을 왔는데 동기를 물으시니 답변하기 어렵다. 사실 뒤늦게 왔고 혼자 오기도 미안해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 왔다”고 하시고 “처음에는 차 소리만 들렸다. 그러다가 반배를 하게 되고, 다시 땅을 보게 되고 결국 함께 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길지 않은 행렬이지만 숭고해 보인다. 그야말로 스스로의 성찰이 되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하십니다.

“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 한마디로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이 없어졌다. 자신이 대접 받으려면 남을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이 실종되어 요즈음은 부모, 형제까지 경쟁자로 생각하고 이기적 삶을 살고 있다”고 안타까워하시고 “이러한 문제는 본인의 문제가 가장 크겠지만 정치적 문제로 본다면 다른 사람을 잘 돌볼 수 있는 비전을 제시 못한 정부의 탓도 크다”고 꼬집어 말씀하십니다.


양 길승 원장은 “저희 병원에서는 봉사활동을 강조한다. 해보면 사람이 많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사회가 많이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 남한테 사랑을 줄때, 남에게 도움이 될 때 진정한 사람의 길을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하십니다.


<초심(初心)>
어 느덧 순례단의 발걸음도 이제 100여일의 일정이 되어 갑니다. 그렇기에 다시 초심(初心)을 되돌아 봅니다. 가장 작은 생명과도 함께 연대하고자 하였던 마음, 내 안에 평화를 세우고자 하였던 마음, 사람의 목숨도 자연의 생명도 죽어가는 현실에 대한 성찰의 마음. 길을 나서며 가졌던 사회적 소외자들에 대한 연대의 마음을 굳건히 하고 있는지 되돌아봅니다.


경 기환경연합의 안명균 처장은 “오체투지 순례단의 생명과 평화에 대한 생각과 뜻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랐고 적어도 제가 사는 지역에서라도 동참하고 싶었다”고 하십니다. 안명균 처장은 "개인적으로는 처음 환경운동을 했을 때, 민주화 운동을 시작 했을 때가 초심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미운 사람이 많아서 초심으로 돌아가기가 어렵다. 이제는 물질만능주의 물들어 과연 서로 사랑하면서 살 수 있을까 한다. 어쨌든 처음 생각했던 마음을 되새기며 채찍질 하는 것이 초심이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안명균 처장은 우리 사회 문제점에 대해 "우리나라의 문제? 토건국가가 되어 가는 것이다. 생명과 물을 뒤집고 살려고 한다. 이것을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사회는 살기 어려울 것이다”고 하시고 “저희도 경인운하를 저지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역시 어려운 점은 운하를 추진하려는 세력이 아무런 말도 듣지 않아 답답한 것”이라고 하십니다. 안명균 처장은 “우리가 생명의 길로 가려면 생명에 대한 가치나 소중함을 함께 나누어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어 찌 보면 지극히 단순한 동작으로 순례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몇 걸음 옮기고 온몸을 낮추어 대지와 같은 위치에서, 내가 취할 수 있는 가장 낮은 자세로 대지를 섬기고 눈을 들어 세상을 봅니다. 그 속에서 사람이 가야 할 길을 찾고, 생명의 가치를 담은 평화의 발걸음을 계속 이어가고 있습니다. 순례 첫걸음 그대로 이어오는 순례길. 이제 100여일의 일정이 눈 앞에 왔습니다.


순례단은 오늘 10차선이 넘는 도로가 인상적이었던 의왕시 고천초등학교 인근 지역에서 무사히 순례를 종료하였고, 2일간의 휴식을 취하고 13일(수) 다시 순례길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일정 안내 - 변동 가능>
● 5월 13일(수) : 의왕시 오전동 의왕지구대 - 내손1동 주공APT앞(농수산물도매시장)
● 5월 14일(목) : 내손1동 주공APT앞(농수산물도매시장) - 과천시 갈현동 가마솥회관앞

* 순례 일정과 수칙은 오체투지순례단 카페 http://cafe.daum.net/dhcpxnwl에서 공지사항을 참고 바랍니다. 그리고 참여후기를 카페에 남겨주시고, 일일소식을 여러분들의 공동체에 나누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오체투지순례단배너

                                                2009. 5.10
                   기도 - 사람의 길, 생명의 길, 평화의 길을 찾아서
               진행팀 문의 : 010-9116-8089 / 017-269-2629 / 010-3070-5312




신고
Trackback 0 Comment 2
  1. Favicon of http://blog.daum.net/esplanade12 BlogIcon Angella 2009.05.15 17:4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클릭하면 "와방하게 커지는" 굴업도 사진 보구 싶었습니다. ^^
    잘 지내시는지요?

    • Favicon of http://5bpa.tistory.com BlogIcon 장작가 2009.05.17 14:51 신고 address edit & del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Angella님.
      논문 막바지 작업 중이라, 6월에는 늦어도 블로그에 글쓰기를 다시 할 수 있을 듯 싶네요. Angella님 글은 종종 보고는 있습니다. :)

prev 1 ···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 348 next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