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을 지나 팔당호에서 남한강의 과거를 찾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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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일째

<양평을 지나 팔당호에서 남한강의 과거를 찾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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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이 길을 걸었던 날이 있었습니다.
유독 추웠던 날들이 기억나고, 얼어붙은 팔당호처럼 순례의 발걸음도 힘겨웠던 날들이었습니다.
순례단의 지난 3달 기억이야 찾으면 되지만,
지난 100여년간 잃어버린 남한강의 모습은 어떻게 찾아야 할까요?
운하가 필요한 시대가 아니라 강이 자연으로 존재하던 옛모습을 찾아가는 노력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생명의 강을 만나는 평화를 나누는 발걸음에 초대합니다>

● 5월 18일(일)
퇴촌 남종면 공설운동장(시작점) - 팔당대교(도착점) / 개신교 기도회(오후 1시. 금원수목원)

● 5월 19일(월)
팔당대교(시작점) - 암사동 선사유적지(도착점)

● 5월 20일(화)
암사동광나루유원지(시작점) -  동호대교(도착점) / 여성 종교인 순례 기도회(오후 1시)

● 5월 21일(수)
동호대교(시작점) - 원효대교 하단(도착점)

● 5월 22일(목)
원효대교 하단(시작점) - 국회 북단 시민공원

● 5월 23일(금)
한강시민공원 국회 북단 주차장(시작점) - 반포대교(북단. 도착점)

● 5월 24일(토)
반포대교 북단(시작점) - 종각(도착점) / 순례 회향 마무리 행사


 <양근대교에서 청탄마을까지>

지난 2월 21일 팔당호는 얼음으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마을 주민이 도시로 나가기 위해 이용하던 작은 선박은 얼어붙은 호수에 발이 묶여 있었고,
지나는 도시마다 운하를 건설하여야 한다는 플랜카드가 여지없이 붙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느새 3달이 지났습니다.
겨울이었던 시간은 봄이 되고,
순례단은 하루 하루 달라지는 더위보다 더 빠른 속도로 이곳 팔당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양평시 양근대교에서 광주시 퇴촌면으로 나가는 88번 도로는 공사차량과 일반 차량의 통행이 많은 곳입니다. 오늘 순례단은 88번 도로와 연결되어 있는 양근대교 남단 공터에서 모여 시작되었습니다. 오늘부터 1박 2일간 순례길에 참여하고자 개인 텐트를 메고 오신분에서부터, 외국에서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순례길에 참석한 분도 계십니다. 그분들과 함께 “하루가 밝았습니다. 자연이 맑은 모습을 통하여 우리 마음도 깨끗하고 고요해 지기 바랍니다. 3일 정도의 일정이었지만 생명의 귀중함을 느낀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이러한 사랑을 느끼기 소망합니다”라는 조언정 목사님의 기도로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양근대교를 출발한 순례단은 병산리, 전수리. 팔당호습지, 강하면 문심리, 수청리 큰청탄마을을 거쳐 수청리 작은청탄마을에 도착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남한강은 양근천, 덕평천, 신복천, 사탄천, 복포천, 성덕천, 항금천, 영동천, 복포천 등이 합류됩니다.


<1세기 동안 남한강이 정말 많이 변하였습니다>

여강을 떠나 팔당댐에 이르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눈에 뛰는 것은
이곳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행위제한’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는 안내판입니다.
이곳은 수도권 2천여만명의 생명수를 공급하는 중요한 지역이며,
이에 따라 각종 행위제한이 뒤따른 지역입니다.

이는 수도권 시민들에게는 맑은 물이 공급되는 중요한 조건이나,
지역주민에게는 생활상의 제약이라 할 수 있습니다.
상수원에 영향을 주는 작은 행락행위조차 규제를 하는 판국에
운하를 추진하겠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납득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기에 이곳에서의 운하 추진에 따른 문제점은 다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화물선 운행에 따른 수질 오염 가능성,
상수원 대체 방안의 가능성과 막대한 비용,
남한강 수위차 극복을 위한 갑문 설치와 유속 저하에 의한 수질 오염,
공사에 따른 안정적 식수 공급의 불안,
하상 안정화 작업에 따른 토사 준설의 문제,
하천 직선화에 따른 하중도의 제거,
팔당호에 유입되는 남한강의 하상준설 및 굴착 등
다루어야 할 사안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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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7년 朝鮮五万分一地形圖 중 팔당 지역 지도)

다만, 지금도 도시권역을 거치는 남한강은
댐 건설과 하천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여울과 둔치가 사라진 인위적인 모습인데,
이후에 운하를 추진한다고 하면서 얼마나 더 많은 시멘트로 도배할지 걱정입니다.
과거 지도를 보면 현재 양평군 양근대교 인근의 과거 지형을 보면 참 넓은 하상둔치가 있었고,
하천변 도로 역시 강에 인접하여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강으로부터 상당한 거리를 이격하여 도로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한강정비사업의 결과로 남한강에서는 모래사장을 볼 수 없는데,
과거 지도를 보면 넓은 모래사장이 있었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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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0여년간 하천을 시멘트로 덮는 사업을 하였으면 이제 충분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제는 남한강을 남한강 답게 큰 강으로 만들기 위해 더 많은 시멘트와 토목 공사가 아니라,
곳곳에 여울을 만들어주고 둔치를 복원하는 등 진정한 자연하천으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순례단을 반기는 손이 많아졌습니다>

순례단이 오전에 걸었던 88번 도로상의 양평대교 공사 현장 인근 지역은 도로변에 인도가 거의 없는 지역입니다.
지난 2월 21일 순례단이 지날때와 별반 다를바 없이
남한강을 가로지는 ‘친환경 고속도로’ 건설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순례단은 이곳을 지나 남한강을 조망할 권리를 상가와 모텔 등에 빼앗긴 지역을 지나
바탕골예술관 주차장에서 오전 일정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지난 3달 동안 세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이 지역에 그렇게 많이 붙어있던 ‘운하 건설 찬성’ 플래카드가 이번 순례길에는 하나도 보이지 않더군요.
순례단을 알아보고 손을 먼저 흔들어주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순례단이 지나는 길에서 만났던 다른 트럭들과 달리,
반복해서 길을 오가며 속도를 줄여주던 덤프트럭의 기사 한분은 차를 멈추고 순례단을 찾아와 
‘평소에 존경해 마지 않았다는 큰 신부님께’ ‘후원금’을 건너주며 건강하시라 하며,
일 때문에 이 지역을 지나던 ‘매향리’ 주민들은 큰 신부님을 알아보고
한참을 길에서 건강은 괜찮은지 물어보며 애태웁니다.
멀리 충주의 소리꾼은 지난 충주에서의 발걸음이 아쉬운 듯 아드님을 동반하여 또 순례길에 참여해주셨고
 ‘소리’로 힘을 더해주셨습니다.
세 아이를 동반한 젊은 부부의 방문은 순례단 모두에게 새삼스럽게 인연의 고마움을 느끼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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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없어 안전에 신경쓰던 순례단도 남한강 잔잔한 물길을 바라보며 어느새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이렇게 길에서 만나는 평화의 마음에 도움을 받아 발걸음도 가벼워졌습니다.

순례단은 오후에는 337번 도로를 이용하여 남종면 수청리 작은 청탄마을까지 순례를 진행하였습니다.
이곳은 남한강물을 따라 산을 휘감은 도로가 있고, 곳곳에 과거 오지였을 마을이 있는 지역입니다.
곳곳에서 보이는 남한강의 모습은 참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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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군과 ‘남종면’ 경계의 고개 정상에 있는 작은 ‘가게’에서는 주인아주머니가
남한강의 아름다움을 홍보하시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멀리 용문산과 유명산에서 수청리와 건너편 대심리 사이의 개인 소유 섬의 유래에 대한 설명까지 듣노라면 시간 가는줄 모릅니다.
맞춤법과 달리 “작꾸 가고 싶은 집” “경치 좋은 집, 정상지의 숨은 명소” 등의 안내판이
곳곳에 붙은 이 작은 명소에 한번쯤 들러 커피 한잔에 남한강의 비경을 설명들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산푸르고 물이 맑다 하여 청탄이라>

수청리 청탄마을의 수청호 선착장에는 250여년이 넘은 느티나무가 큰 그늘을 만들고,
그 그늘에 앉아 마을어른들로부터 남한강과 더불어 살아왔던 주민들의 생활사는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이 느티나무 인근까지 마을이 있었으나 댐이 만들어지고 큰 물이 나면서 물이 잠기는 일이 많아져,
모두 상류로 이주하였다 합니다. 댐이 만들어진 이후 남한강 수위가 2배로 높아졌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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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단은 작은 청탄마을 가게 앞에서 ‘소리꾼 이영희 모자’와 함께 작은 음악회를 진행하였습니다.
이영희 선생님의 경기민요 창부타령과 한강수 타령이 있었고,
함께 순례에 참여한 아드님의 액맥이 타령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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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수라 깊고 맑은 물에 수상선 타고서 에루화 뱃놀이 가잔다'로 시작하는 한강수 타령에는
한강의 모습을 살필 수 있는 가락이 있습니다.
'멀리뵈는 관악산 웅장도 하구요...
한강수라 맑고 맑은 물은 주야장천 흘러서 노들로 흐르고 흐르네,
노들의 버들은 해마다 푸르른데...
양구화천 흐르는 물 수양정을 감돌아 양수리를 거쳐서 노들로 흘러만 가누나..
정선 영월 흐르는 물 단양팔경 감돌아 여주 벽절 지나서 노들로 흘러 드누나'.

여기서 ‘노들’이란 서울 한강 남쪽 동네의 옛 이름으로 예전의 과천 땅이나,
지금의 노량진 정도에 해당한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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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여정은 수청리 작은 청탄마을의 고개길에 도착하여 “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살았습니다. 강을 따라 걸으면서 듣는 것이 더 소중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굳이 말에 대해 말하자면 가슴으로 말하는 것을 배웠습니다. 모든 분들에게 소중한 가르침을 자연이 주었습니다. 남은 10일 각별한 기도와 관심 부탁드립니다. 발걸음 감사합니다”라는 김민해 목사님의 기도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오늘 순례단은 청탄마을 선착장 느티나무 그늘 아래서 숙박장소를 마련하였습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김도규 목사(풍기교회)님은 “그동안 참여하고 싶었지만 개인일정 때문에 미루다가 순례 마무리가 다가오자 참여할 기회를 놓칠 것 같아 왔다”고 합니다. “환경파괴, 하나님 창조질서 파괴로 인한 재앙이 닥칠 것입니다. 인간의 욕심으로 다른 생명이 파괴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운하가 백지화 되기를 염원하셨습니다. “모든 것이 경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운하가 아닌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모두 덜 먹고 덜 쓰는 삶의 자세로 이러한 난국을 극복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씀하셨습니다.

얼마전부터 정신화님은 진행순례단으로 합류하고 있습니다. “일전에 일 때문에 금강산에 4개월을 머무른 적이 있습니다. 금강산은 자연이 손상된 곳이 거의 없었습니다. 또 언젠가 반달곰이 제 앞에서 경계 없이 노는 것을 보고 남쪽도 그러했으면 하는 바람을 했습니다. 요즈음은 특히 오염된 산과 강을 걸으면서 우리강산을 푸르게 가꾸어야 하는 마음이 절실하다”며 강과 산을 잘 보전하여 뭇 생명이 자유롭게 상생할 수 세상을 만들 것을 기원했습니다.

박두범 목사(정선 연세병원교회)님은 “순례단에 뜻에 공감하였지만 자발적인 참여가 어려웠습니다. 마침 오늘 함께 동행 하실 분이 계셔서 올 수 있었다”고 참여 동기를 밝히셨습니다. “만물은 어머니와 같은 강, 자연, 산을 품은 지구라는 한 터전속에서 태어나 각기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터전이 오염되고 망가지면 후대는 어떤 모태를 가지고 살아야 할 것인가 걱정되어 기도하는 마음으로 걸었다”고 합니다. “아무리 경제적 이익이 있더라고 해서는 안될 일이 있습니다. 인위적이 힘이 가해지지 않는 것이 보전이고 창조이다”며 경제논리에 물들어 있는 우리 스스로를 책망하셨습니다. “정말 국가의 주인이 누구이고, 누가 종입니까. 대통령은 국민의 의해 선출 되었기에 국민의 종이며 당연히 국민이 주인이지 않습니까. 이러한 생각을 망각한 지도자가 너무 많은 것 같다”며 위정자들의 각성을 촉구하셨습니다.

소리꾼 이영희(충주)님은 “사람만이 살 수는 없습니다. 함께 뜻을 보태고 강을 살리기 위해 왔다”고 합니다. “사실 그전에는 자연의 소중함을 몰랐지만 운하가 생길 것이라는 가정을 하고 상상을 해보니 그 동안 자연에 많은 혜택을 누리고 살았다는 생각이 새삼 들게 되었다”며 우리 자연이 꼭 보전되기를 바라셨습니다. “저는 소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강과 자연속에서 시심이 나온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굽은 산과 같은 굴곡소리, 강과 같은 유장한 소리 등 자연에는 모든 시적 문화가 베어있다” 며 소리를 하는 사람으로서 운하가 꼭 백지화 되기를 바라셨습니다. “저는 이명박 대통령이 세상을 넓게 바라보고 넓게 생각하는 마음을 갖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우리 국민의 생각을 잘 읽었으면 합니다. 또 자연과 생태 보전이라는 21세기 시대적 흐름을 잘 파악하여 국가를 발전시키기 바란다”는 바람의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함께하는 사람들>

오늘 순례단에서는 단장이신 이필완 목사 / 김민해 목사 / 문정현 신부 / 김경일 신부 / 최상석 신부 / 홍현두 교무 / 김현길 교무 / 수경 스님 / 도법 스님 / 지관 스님 / 박남준 시인 / 이원규 시인이 참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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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순례길 동참자는 장경훈(화성) / 조언정 목사 부부(강화교동무학교회) / 이도담(이우학교 분당) / 양용석 목사(완주) / 박화강(국립공원관리공단전이사장) / 강정근 신부(안성 미리내 성당) / 신성호 목사(단강교회) /  김용헌 목사 외 3명/ 이광우(전국강살리기네트워크 대외협력위원장) / 김도규 외 2명(풍기교회) / 박두범 목사(정선 연세병원교회)님 등이 참여하였습니다.

진행순례팀에는 이상배(진행팀장) / 조항우(팀장) / 강병규(진행) / 김희흔(진행) / 김창환(진행) / 정신화(진행) / 명계환(기수, 기록) / 김현순(동영상) / 이희섭(동영상) / 김선희(사진)님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일정 안내>

● 제96일차 / 5월 17일(토)
수청리 작은 청탄마을(출발) - 퇴촌 남종면 공설운동장(도착)

● 제97일차 / 5월 18일(일)
퇴촌 남종면 공설운동장(시작) - 팔당대교(도착)

● 제98일차 / 5월 19일(월)
팔당대교(시작) - 암사동 선사유적지(도착)

● 제99일차 / 5월 20일(화)
암사동선사유적지(시작) - 동호대교(도착)

● 제100일차 / 5월 21일(수)
동호대교(시작) -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 한강CSD협의회 이광우 선생님이 길안내와 설명을 후원해주셨습니다.

* 정확한 출발 장소 및 시간은 도보순례단에게 전화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 도보순례 1일 참가 일정과 수칙은 www.saveriver.org 공지사항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2008. 5. 16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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