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란철 잉어는 이제 어디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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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일째

<생명. 그것은 가슴아픈 경외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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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을 멈출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스팔트를 뚫고 가녀린 잎이 하나 올라와 있었습니다.
수많은 공사차량이 다니는 길에 저 가녀린 잎이 무슨 힘으로 여기를 뚫고 올라왔을까요?


<노동절에도 순례는 계속되고>

오늘로서 순례는 어느덧 80일째를 맞이하였습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출발하고, 같은 시간에 하루 일정이 종료되지만,
순례단은 하루 하루가 새로운 일정입니다.
오늘 역시 미호천을 따라 상류로 이동하면서,
새로움으로 가득찬 우리 국토의 모습을 만날 수 있던 날이었습니다.

오늘 순례단은 미호대교 하단에서 하루 여정을 시작하였습니다.
결집 시간에 앞서 도착하여 미호대교 인근을 살펴보고,
노동절을 맞아 서울에서부터 하루 순례길에 참여하러 찾아오신 분들과 함께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항상 순례단에 환한 웃음을 안겨주는 김경일 신부님의
“주님 이명박 대통령이 이름대로 명명백백하게 준비하고 박진감있게 살고 있습니다.
강의 순리대로 살게 해 주십시오. 주님께서 우리를 지켜주고 본질대로 살게 해주옵소서”
라는 기도와 함게 하루 일정을 출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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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미호천과 조천이 만나는 미호대교 하단노송천에 출발하여,
청원군 강내면, 노송리, 황탄리, 월탄리, 석화리, 청주시 정봉동, 신촌동의 옥산교에 도착하는 일정을 진행하였습니다.
숙박은 옥산면 가락4구 일대 한살림 회원분들이 마을회관을 사용토록 후원해주셨습니다.



<산란철 잉어는 이제 어디로 갈까?>

미호천.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아름다운 하천이라 합니다.
청주를 중심로 우측에는 남에서 북으로 흐르며
산지형 하천이라 할 수 있는 달천(달래강)이 흐르고,
좌측에는 북에서 남으로 흐르며 충북의 넓은 농경지를 가로질러
생명수를 공급하는 미호천이 흐릅니다.
달래강은 한강수계이며, 미호천은 금강수계에 속하는 물줄기로,
오늘 미호천을 안내한 분들에 의하면 정확한 발원지는 한남금북정맥의 망이산 망이산성이 발원지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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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천은 과거에는 넓은 백사장이 곳곳에 발달해 있었으나,
골재채취에 의해 모래사장은 찾아보기 힘들고,
평탄화 된 하상에는 곳곳에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 수중보가 많았습니다.
오늘 순례단은 이러한 미호천을 따라 발걸음을 하던 중에 매우 슬픈 장면을 목도하였습니다.
출발장소인 미호대교 하단에서 죽어있는 물고기를 보기도 하였지만,
이보다 더 가슴이 아팠던 것은 산란철을 맞이한 잉어들의 이동이었습니다.

잉어는 보통 18~22℃가 되는 5~6월 경에 짝짓기가 시작된다고 하는데,
순례단은 오늘 무심천 낮은 물줄기를 따라 여러마리의 잉어들이
상류로 이동하거나 암수가 노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맑은 강물에서 노니는 것이 아니라
그 검붉은 물줄기에서 산란을 하기 위해 여러마리가 뒤엉켜 노니고,
일부는 무릎에도 이르지 않는 수심에서 상류로 이동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앞에는 하천을 가로지르는 교량을 보호하기 위한 보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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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아팠습니다.
그곳이 과거에는 아름다운 물길이었을 것입니다.
그곳에 깃들어 사는 생명들의 유전자에는
미호천이 그렇게 아름답고 맑은,
그리고 물길과 생명들의 이동을 차단하고 가로막은 시설물이 없었던 물길이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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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산란철을 맞아 맑은 물에서
생명을 잉태하고자 하던 본능도 이제는 생과 사의 갈림길되고 있었습니다.
어도(魚道)는 찾아보기 힘들고,
사람이 하천을 관리하겠다는 이름으로 설치한 시설들에
물길조차 막히는 상황에서는
그들이 갈 길이 너무나 멀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하구둑과 수많은 수중보, 그리고 이제 여기에 운하의 갑문까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수만리 길을 달려온 회유성 어종은 이제 어디로 길을 가야 할가요?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갑문에 가로막힌 검붉은 미호천이 아니라
굽이쳐 맑게 흐르는 미호천이어야 할 것입니다.



<미호종개와 운하>

강이 품고 있는 수많은 생명들.
그 생명들을 인간의 눈으로 바라보고 관리하겠다는 것은 오만일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강의 생명력을 토목공학의 중심으로 관리하겠다고 하면서,
오히려 강은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운하라는 재앙적인 시설도 미호천을 그냥 두지 않을 태세입니다.
오늘 순례단이 지나간 미호천 역시 운하 계획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운하와 생태계의 관계.
그것을 엿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미호종개일 것입니다.
여기 미호천에만 살고 있으며,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총 215종의 민물고기 가운데
학명 등이 우리나라 학자들의 이름과 관련있는 유일한 종이 미호종개입니다.
미호종개는 미호천에서 처음으로 발견 되었으나 미호천 본류의 골재채취로 모래사장이 사라지고,
수질이 오염되면서 사라지다시피 한 물고기입니다.
다행히 최근 일부 지역에서 미호종개가 발견되고 있으며,
인공방류가 시작되고 있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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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미호종개를 연구한 ‘충청타임즈 김성식 환경전문기자’를 인터뷰한 기사를 인용해봅니다.
“생물1종의 생태가 지질학적 수수께기의 열쇠가 된 겁니다.
종 하나가 만들어내는 학문적 성과는 대단한 것입니다.
대운하요? 생태계를 포기하는 것과 다른 것이 없죠. 곧 재앙입니다.
(중략)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서쪽과 동쪽, 남쪽으로 서로 갈라져 흐르는
우리나의 강 수계는 이른바 서한 아지역과 동북한 아지역, 남한 아지역이라는
세 개의 독특한 민물고기 분포구계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한강의 어류상이 양양 남대천과 다르고 낙동강과 다른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중 필요한 물줄기를 이어 운하로 이용한다 하니
한반도 생태계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08.3.13. 미디어오늘 중 인용. 김성식 기자님 블로그 http://blog.daum.net/koomlin/5880868 참조)

한반도 운하 계획이 자연하천이라 주장하면서
골재채취를 주장하는 것은 억지에 불과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주요 하천에서
또다시 대단위로 골재채취를 하겠다는 것은 무슨 말로도 합리화 될 수 없습니다.
금강에서 운하를 하겠다는 발상.
그것은 미호종개 뿐만이 아니라
아직도 우리와 관계를 맺지 못한 생명체들을 사라지게 할 위험이 있으며,
오직 인간만이 금강의 주인이라 외치며
미호종개뿐만이 아니라 이곳에 살아가는 무수한 생명들의 터전을 없애겠다는 발상에 불과합니다.



<땀이 흐르고 흐르더군요>

순례길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운하를 추진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억지가 순례단을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이제는 더위지는 날씨가 순례단의 발걸음을 더디게 하고 있습니다.
하천을 관리한다는 미명하에 강변에는 큰 나무들이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의 하천에는 나무하나 없이 잔디를 키우는 곳도 있었습니다.
여기서는 사람만 힘든 것이 아니라, 조류들도 쉴 곳을 찾기 힘들 지경이었습니다.
하천변이 이 모양으로 되는 동안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하천변에 운동장 만들고,
천변 습지가 훼손되는 것을 살펴보지 못하고 무관심하게 방치한 저희부터 반성하고 참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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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순례는 옥산교에서
“함께 걸어 기쁘고 고맙습니다.
80여일 동안 순례를 하면서 배운 것이 있다면 딱히 할 말이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특별한 삶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의 일상적 삶이 전부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생각을 갖게 해주신 것은 하늘에 큰 은혜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저 이상의 큰 느낌을 가지길 바라고 또 뵙기를 바랍니다”
라는 김민해 목사님의 기도로 마무리되었습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예수의 작은 자매들의 우애회’의 마리아 희자 수녀님은 “생명의 존엄성을 중시하는 순례단의 뜻을 지지하며 부합하고자 참여했다”고 합니다. 수녀님은 “운하는 당연히 자연을 파괴합니다. 물질적 이득 때문에 자연에 인위적 힘을 가하면 생명이 파괴됩니다. 하느님은 세상을 창조하시고 보시니 참 좋더라 하셨지 않습니까?” 라며, “일전에 제가 살던 곳 뒤편이 배밭 이었는데 인삼밭으로 개간을 하니 그 안에 둥지를 틀고 살던 새들이 갈팡지팡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와 비교한다면 운하는 재앙의 수준이 될 것”이라며, 운하사업의 조속한 백지화를 촉구하였습니다. 또한 위정자들에게도 “가진 자들의 편에 설 것이 아니라 서민들을 생각하기 바랍니다. 특히 사람을 소중히 하였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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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오딧세이’의 한아름님은 먼저 “순례단의 행보와 뜻에 보탬이 되고자 참여 했다”고 합니다. 한아름님은 “자연은 자연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경제가 삶을 윤택하게 만든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인 간만이 잘 살려고 하는 풍조는 지극히 이기적인 생각”이라며 운하에 대한 그릇된 방향성을 비판하셨습니다. 한아름님은 “저는 개발의 광풍이 난무한 만큼 이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발이란 사람이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을 정도가 적당하다”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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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의 작은 자매들의 우애회’의 김진희 루시아, 김지현 리나님은 “돋아 있는 풀과 사람은 평등하며 같은 질서 안에 살고 있습니다. 하루 걸음이 작고 미약하지만 모든 생명이 나와 다르지 않다는 마음으로 운하사업 저지를 위해 참여 했다”고 합니다. 또한 “모든 창조물은 하느님의 선물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인간이 하느님 역할을 하면서 마음대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생명을 죽이는 것은 하느님께 도전하는 행위입니다. 자연을 하느님의 영역을 돌려 드리는 것이 마땅하다”며, 운하와 관련해서는 “경제성을 운운하지만 사실 제살 파먹기 식입니다. 개발과 소유의 목적으로 생명을 파괴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은 훗날 현세대와 후세에 큰 문제를 야기 시킬 것” 이라며, 운하의 경제적 부실성과 이로 인한 미래세대의 문제제기 등에 대해 지적하였습니다. 종교인으로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입니다. 할 수만 있다면 교회를 통해 활동을 해 나가고, 삶 안에서도 생명을 위한 작은 실천을 하겠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서로 다른 종교를 가진 순례단이지만 서로 마음을 존중하고 아끼면서 기도걸음 모아가시면 뜻을 이루실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함께하는 사람들>

오늘 순례단에서는 단장이신 이필완 목사 / 김민해 목사 / 문정현 신부 / 김규봉 신부 / 김경일 신부 /  수경 스님 / 도법 스님 / 연관 스님 / 박남준 시인이 참여하였습니다.

하루 순례길 동참자로는 전진택 목사(함안) / 마리아 희자 외 2명(예수의 작은 자매들의 우애회) /장경훈(화성) / 염우, 오경석 외 8명(운하백지화충북도민행동) / 한아름 외 1명(씨네오딧세이) / 오두희(평화바람) / 김상희, 노현숙, 장현정(서울) / 이종용 외 1명(서해친구들) / 김태종 목사(삼척교회) / 권술동님이 참여하였습니다. 


 

<일정 안내>

● 제81일 / 5월 2일(금)
청주시 신촌동 옥산교 -  도착 : 청주시 외하동 팔결교 /  / 천주교 미사

● 제82일 / 5월 3일(토)
미호천팔결교(시작점) - 송천교아래(중식) - 무심천 소나무 공원 (도착점) 이후 순례단환영행사(법회/공연)

● 제83일 / 5월 4일(일)
보강천합수점(시작점) - 증평대교아래(중식) - 사리면삼화교(도착점) 이후 증평지역 간담회

● 제84일 / 5월 5일(월)
모래재(시작점) - 대사삼거리(중식) - 달천괴강교(도착점) 이후 괴산지역 간담회

* 정확한 출발 장소 및 시간은 도보순례단에게 전화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후원에 감사드립니다>

* 청주충북환경연합의 염우 사무처장이 길안내와 설명을 후원해주셨습니다.
* 가락4구 일대 한살림 공급자분들이 식사와 숙박장소를 후원해주셨습니다.

* 도보순례 1일 참가 일정과 수칙은 www.saveriver.org 공지사항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2008. 5. 1
생명의 강을 모시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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