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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보던 물건이라도 골동품이라면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되는게 사람이죠?
그 골동품이 돈이 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그 속에 담겨진 이야기가 그 만큼 그 물건의 가치를 키워주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FUJI PHOTO FILM CO., LTD. | SP-3000

작년 4월 쯤에 서산 가야산에 갔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그냥 흔히 보는 (도시에서야 보기 힘들겠지만) 비포장 도로였습니다.
하지만 이 길은 1500 여년전에 백제가 중국과 교류를 할 당시 내륙에서 서해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이었다고 합니다.
이 길을 통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걷고 또 걷고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을 하고 그렇게 흘러왔겠죠.
그렇게 많은 이야기들이 저 길 속에 담겨 있지 않겠습니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NIKON CORPORATION | NIKON D40X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25sec | F/9.0 | 0.00 EV | 18.0mm | ISO-100 | Flash did not fire

몇 주전에 문경을 다녀왔습니다.
사진의 저 허름한 농로(?)의 이름이 '영남대로'라고 합디다. ^^
영남대로는 조선시대에 영남의 선비들이 한양에 가기 위해 다녔던 도로라고 하네요.
영남에서 한양으로 가려면 추풍령을 넘거나 죽령을 넘거나 조령을 넘어야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한양으로 과거 시험 보러 가는 선비들이 추풍령을 넘자니 추풍낙엽처럼 과거에 떨어질까 꺼려했고,
죽령을 넘자니 대나무 껍질처럼 쉽게 죽 미끄러질까봐 부정탄다고 생각했답니다
하지만 조령(새도 쉬어 넘는다는 문경새재)은 새처럼 높이 날 수 있다는 뜻을 가져,
과거가는 선비들은 항상 이 문경새재를 넘어 한양에 갔다고 하네요.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보니,
비록 지금은 시멘트로 어설프게 포장되어 옛길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지만,
저 길이 왠지 푸근하고 골동품 같은 느낌이 드는게 아닌가요. ㅎㅎ



사용자 삽입 이미지NIKON CORPORATION | NIKON D40X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160sec | F/9.0 | 0.00 EV | 50.0mm | ISO-100 | Flash did not fire

하지만 어느 글에서 본 것처럼 세월은 흐르고 '충주와 청주가 서로 그 운명을 바꾸었고 공주와 대전이 또한 그러했다'는 이야기 처럼, 저 영남대로 옆에는 국도 3호선과 중부내륙고속도로가 뚫려 차들이 쌩쌩 달리고 있네요.

또한 저 사진 왼쪽의 산자락 아래에는 이명박 운하의 조령 터널 구간의 끝이되고, 리프트가 들어서고, 커다란 보가 생겨서 대부분이 물에 잠기는 곳이라고 합니다.
연휴 마지막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널널한 저 중부내륙고속도로와 그 보다 더 널널해서 텅비어있던 국도 3호선.
그 자리에 경부 운하의 터미널이 들어서서 텅텅 비어 있을 상상을 하니 요즘은 참 낭비의 시대란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영남대로는 과거보러 가는 선비들의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는데,
과연 국도 3호선과 중부내륙고속도로는 무슨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속도는 점점 빨라지지만 그 길에 담긴 이야기는 점점 적어지고 있지 않을까요?
영남대로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글 속에 살아남아서 아직도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 내고 있지만,
국도 3호선과 중부내륙고속도로는 과연 후세대들에게 어떻게 비춰질까 궁금합니다.
또한 이명박 운하는 이야기를 채 담지도 못한 국도 3호선과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두고
무슨 또 물놀이, 돈놀이를 하려는지 참 답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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