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리뷰> 침묵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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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텔레비전에서 환경호르몬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한 적이 있었다. 그 다큐에 어느 할머니가 나와서 플라스틱 없는 집을 구경시켜주던 모습이 잠깐 비췄다. 그 할머니 이름이'테오 콜본'. 환경 호르몬의 위험성을 고발한 '읽어버린 미래(Our stolen future)'를 쓴 분이셨다.

그 다큐에 감동을 받고 냉큼 사서 읽어본 '읽어버린 미래'라는 책은 정말 어려웠다. 나 역시 고등학교, 대학교 시절에 생물학에 관심이 많아서 일반인 보다는 많은 생물학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 책을 모두 이해하기에는 매우 힘들었다. 더군다나 번역이 너무 어렵게 영어투로 되어 있어서, 비록 나는 감동적으로 책을 읽었지만 주위에 있는 분들에게는 감히 추천하기 어려운 책이었다.

그러나 침묵의 봄(에코 리브르, 2002)은 '읽어버린 미래'에 비하면 너무나 쉬운 책이었다.

이 책은 환경문제를 다루고 있는 고전 중의 고전으로 꼽힌다. 이 책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DDT의 사용이 법적으로 금지되었고, 살충제의 사용에 대해 수많은 사람들이 다시금 생각하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도 한국 전쟁이후, '이'를 잡기 위해서 사람들은 DDT를 온 몸에 뿌려대기도 했다는데, 요즘 사람들은 아무도 그런 사실을 믿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살충제에 대한 상식 수준이 높아졌다는 뜻인데, 아마 레이첼 카슨의 이 책이 없었더라면, 우리는 아직도 DDT를 뒤집어 쓰면서 살아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을 쓰던 당시, 수많은 살충제로 돈을 벌던 화학회사들에서 협박과 생명의 위협을 받았으면서도, 확실히 알려야 할 것은 알리기 위해 온 몸을 던져 이 책을 쓴 레이첼 카슨은 내 삶에 있어서도 귀감이 되는 분이다.
환경 열사의 시초라고 할까... 실제로 이 책이 출판되고 나서 얼마 안 있어 레이첼 카슨은 암으로 사망하는데, 이 책을 쓰기까지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을까 생각해보면,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비록 이 책은 1960년대에 쓰여지긴 했지만, 그 내용들은 아직도 쓸모가 있다. 살충제는 아직도 버젓이 모든 해충을 막아줄 것처럼 사용되고 있으며, 사람들은 어느정도의 살충제는 써도 자기 생명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철썩같이 믿고 있다.

책에서 몇몇 인상깊었던 부분과 알아두면 좋을 상식을 적은 부분을 뽑아내본다.

"살충제는 크게 두 가지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한 가지는 DDT로 대표되는 염화탄화수소(탄화수소의 염소치환체) 계열이고 또 다른 그룹은 말라티온과 파라티온으로 대표되는 유기인산 계열이다."

"(DDT) 개발자인 스위스의 폴 멀러 (Paul Muller)는 노벨상을 받았다."

"동물 실험 결과 염화탄화수소 성분의 살충제는 태아를 해로운 물질로부터 보호하는 방어벽인 태반을 자유롭게 통과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 잃어버린 미래에서도 나오는 '태반'에 대한 근거없는 믿음이 침묵의 봄에서도 역시나 확인되고 있다.

"화학자들이 새로운 살충제를 고안해내는 속도가 유독물질의 영향에 관한 정확한 지식을 습득하는 속도를 훨씬 앞지르기 때문에,... 인간의 몸 속에 오랫동안 화학물질이 축적된 것은 확실한데, 휴화산처럼 잠잠히 있다가 비축한 지질을 소모하는 생리학적 스트레스 상황이 닥치면 갑자기 그 작용에 가속이 붙는다."

"유기인산계 살충제 중 가장 널리 사용되는 동시에 가장 강력하고 위험한 살충제가 바로 파라티온이다."
-> 얼마전 전국민의 치를 떨게 했던 농약 녹차에 뿌려졌다는 파라티온이라는 살충제는 침묵의 봄에서도 가장 무서운 살충제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걸 마신 사람은 과연 어떻게 되는건가.. 쩝.

"일반적으로 채소 샐러드를 만들면 갖가지 채소에 뿌려진 다양한 유기인산계 살충제들이 한데 섞이게 마련이다. 그 양이 법적 허용한계 이내라고 하지만 이런 상호작용으로 인해 독성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책임 있는 전문가라면 실험실에서는 생겨날 수 없었던 화학물들이 호수, 저수지 혹은 저녁 식탁 위에 놓인 컵 속의 물에서 얼마든지 만들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할 것이다. 바로 이 점이 수질 오염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문제다. (76p)"

"호수의 자연적인 먹이사슬을 통한 폭발적 축적에서 볼 수 있듯이 살충제 농도를 아주 낮추어 사용한다고 해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 (81p)"

"어떤 일을 계획할 때에는 그 주변 역사와 풍토를 고려해야만 한다. 자연식생은 그 환경을 구성하는 다양한 생물들이 벌이는 상호작용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왜 이런 경관을 갖추게 되었는지, 왜 있는 그대로 보존해야 하는지 그 이유가 우리 눈 앞에 펼쳐져 있다. 마치 활짝 펼쳐진 책처럼 말이다. (95p)"

"아마도 공식적인 회계장부에는 그 경제적인 비용이 깔끔한 수치로 표시될지 모른다. 하지만 진정한 비용은 그저 돈으로만 환산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고려할 가치가 있는 숨은 비용도 고려한 것이어야 한다. (100p)"
-> 얼마전에 본 한겨례 기고문이 이 문장의 의도를 확실히 보여준다고 생각이 든다. <한 마리 참새의 가치/박시룡 http://blog.naver.com/5bpa/130025075048)

"목축업자에게 초원을 찾아다닐 권리가 있고 나무꾼에게는 벌목할 권리가 있듯, 이 노인에겐 들꽃을 즐기는 것이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권리이기도 하다. (105p)"

"치명적인 중독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울새를 멸종으로 이끄는 또 다른 요인이 있다. 불임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모든 새들에게 드리워지는 것이다. 불임은 농약과의 잠재적 접촉 범위 내에 있는 모든 생물에게로 확대되고 있다. (140p)"
-> 이 문제는 '잃어버린 미래'에서 아주 자세히 다루어지고 있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만, 하구, 강어귀, 연안 습지들은 매우 중요한 생태학적 지형이다. 이런 곳은 어류, 연체동물, 갑각류들의 생존과 너무도 밀접하게, 그리고 불가결하게 연결되기 때문에 만약 여기서 생물이 살 수 없게 되면 이내 우리 식탁에서 바다식량들이 사라지고 말 것이다. (185p)"
-> 이 대목에 이르러서는 새만금이 생각났다. 레이첼 카슨 할머니의 예언이 맞다면, 내가 젤 좋아하는 해물이 식탁에서 서서히 사라질텐데... 나에게도 해물을 즐기는 도저히 포기할 수 없는 권리가 있다! ㅠㅠ

"잔디밭, 경작지, 도로변, 심지어 연안 습지까지 널리 사용되는 제초제들은 연체동물 유생의 먹이가 되는 식물성 플랑크톤에 대해 대단한 독성을 갖고 있는데 종류에 따라서는 몇 ppb라는 지극히 낮은 농도도 위험하다. (187p)"
-> 해변에 만들어지고 있는 골프장들이 잠재적인 제초제 사용의 범인이다.

"'잔류 허용량 기준치' 제정은 결국 농부와 가공업자들에게 생산비용 절감이라는 혜택을 주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먹는 음식에 독성 화학물질 사용을 허락하는 일에 다름 아니다. 동시에 시민들이 섭취하는 화학물질이 위험 수준이 아님을 확신시켜주는 정책기관을 만들고는 그 유지 비용을 세금으로 충당하려는 수단이기도 하다. 최근 사용되는 농약의 양과 독성 정도를 고려할 때, 이런 임무를 수행하자면 엄청난 비용이 필요한데 의회의 국회의원들 중 그럼 비용 지출을 승인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닌 사람은 없다. 결국 운이 지독히도 없는 시민들은 화학물질로 인한 피해를 입는 사람이 자신인데도 불구하고 잘못된 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기관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을 세금으로 부담하는 것이다. (220p)"

"우리 몸의 신비하고 놀라운 기능에 관심을 갖고 살핀다면 그 인과관계는 절대 단순하지 않을 뿐더러, 그 관계를 쉽게 설명할 수 없음을 알게 될 것이다. 원인과 결과는 시간적으로 혹은 공간적으로도 상당히 멀리 떨어져 있다. 질병과 사망의 원인을 찾아내려면 언뜻 보기에는 아무 연관이 없는 사실들, 각기 다른 학문 영역에서 축적된 연구 결과들을 하나로 연결시키는 참을성을 발휘해야 한다. (226p)"

"유기인산계 살충제는 다양한 약물이나 합성물질, 식품첨가제와 상호작용을 일으키는데 인간이 만들어낸 합성물질이 이 세상에 얼마나 많이 퍼져 있는지 생각하면 그 결과를 굳이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231p)"

"바르부르크 박사는 방사능이나 화학적 발암물질이 정상세포의 호흡작용을 방해해 세포에서 에너지 생성에 저해된다고 생각했다. 적은 양의 화학물질이라고 해도 이런 일이 몇 번이고 반복되면 심각한 해를 입게 된다. 일단 문제가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다. 호흡에 치명적인 독소 때문에 세포가 죽기도 하지만 간신히 살아남은 세포들은 부족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애쓴다. 손상을 입은 세포는 많은 양의 ATP를 만들어내는 효율적인 회로를 동작할 수 없으므로 원시적이고 덜 효과적인 방식인 발효를 통해 에너지를 만들려 노력하고 이 노력은 장시간 계속된다. 발효는 세포분열 과정 내내 계속되고 그 이후 만들어진 세포들은 비정상적 방식의 호흡을 하게 된다. 일단 변칙적 방식으로 호흡을 하게 된 세포는 1년이나 10년 혹은 몇십이 지나도 정상적인 호흡을 못하게 된다. 잃어버린 에너지를 되찾으려 힘들게 노력하는 살아남은 세포는 더 많은 발효를 일으켜 에너지 손실을 보충하려 한다. ... 마침내 발효를 통해 만들어지는 에너지의 양이 호흡으로 만들어진 에너지와 동일해지는 순간에 도달한다. 바로 이 점에서 정상적 체세포로부터 암세포가 만들어진다는 의견이다. (268p)"
-> 호흡의 중요성. 그리고 깨끗한 공기를 마시는 것이 얼마나 필수적인지에 대한 잊기 쉬운 진리를 가르쳐준다.

"자기 만족 때문에 자연을 일정한 틀에 꿰 맞추려고 온갖 위험을 무릅쓰다가 결국 그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는 것은 대단한 아이러니다. (280p)"
-> 인간의 멍청함이랄까...

"우리는 그 동안 유지해온 철학을 바꾸어야 하며 인간이 우월하다고 믿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 또 특정 생물체의 수를 조절하는 데 있어 자연이 인간보다 훨씬 더 경제적이고 다양한 방법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297p)"

"새롭고 상상력 풍부하며 창의적인 접근법은 이 세상이 인간만의 것이 아니라 모든 생물과 공유하는 것이라는 데에서 출발한다. (33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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